
서울지검, 오너일가등 수사
이인원 前부회장 극단선택
이후부터 '횡령·배임' 겨냥
"범행 지시 형사처벌 불가피"
'95세 노인에 중형' 말 많아

롯데 창업 68년 역사에서 최대의 시련은 2016년 6월 10일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검사·조재빈)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손영배)의 집중조사를 받으면서부터였다.
서울지검 수사진 200여명은 이날 오전 8시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서울 중구 롯데그룹 정책본부 사무실, 롯데호텔·롯데쇼핑·롯데홈쇼핑 등 핵심계열사 7곳, 신격호 총괄회장의 집무실인 롯데호텔 34층 및 평창동 자택, 주요 임원들 자택까지 모두 압수수색했다.
오너일가가 비자금 수백억원을 조성하고 3천억원대의 횡령·배임까지 저질렀다는 이유에서다. 이후 4개월여 동안 역대 최대 규모인 320여명의 검찰 인력이 500여명의 롯데 임직원들을 수사했다.
>> 檢, 역대최대 320명 투입
검찰은 2016년 초부터 대대적 수사를 준비했다.
롯데는 이명박 정부 시절 서울 잠실 제2롯데월드 인허가와 부산 롯데월드 부지 불법 용도변경, 맥주사업 진출 등과 관련해 특혜의혹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롯데홈쇼핑은 납품업체 금품 수수비리로 사상 초유의 황금시간대 방송금지 처분을 받아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롯데카드는 2천600만 개인 고객 정보 유출 사고로 국민들을 경악케 했다.
총수일가의 부정부패 의혹도 끊이지 않는 데다 롯데그룹의 일본 국적(國籍) 논란은 설상가상이었다. 아들들은 경영권분쟁에 정신이 온전치 못한 고령의 부친까지 끌어들여 국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 롯데 오너일가 스스로 매를 벌은 것이다.
하지만 검찰의 수사는 더이상 진전이 없었다. 롯데그룹의 제2인자인 이인원 전 정책본부 부회장이 2016년 8월 26일 목숨을 스스로 끊었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이 부회장이 자살한 당일 9시30분까지 이 부회장을 횡령·배임 등의 피의자 신분으로 출두를 요구한 상황이었다.
이인원 부회장은 롯데그룹의 컨트롤타워인 정책본부 수장으로 총수일가와 계열사 경영까지 총괄하는 위치에 있어 검찰의 기대가 컸지만 결국 드러난 것은 이 부회장의 차 안에서 발견된 자필유서의 "롯데그룹에는 비자금은 없다"가 전부였다.
>> 결심공판서 10년 구형

항간에서는 이인원 자살로 암초를 만난 검찰이 수사 무게를 비자금에서 탈세 쪽으로 바꾼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롯데그룹 주변에서는 창업주 친인척들이 임원으로 등재돼 거액의 급료를 챙기고 수익성 높은 사업이나 매장을 독차지해 폭리를 취한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2017년 11월 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김상동) 심리로 열린 신격호 총괄회장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징역 10년에 벌금 3천억원의 중형을 구형했다.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 등 일가에 부당 급여 508억원을 지급하고, 셋째 부인 서미경과 신영자 전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에게 롯데시네마 사업권을 몰아줘 회사에 778억원의 손해를 끼쳤다는 것이다.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6.2%를 신영자와 서미경 모녀에 불법 증여하면서 증여세 858억원을 납부하지 않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도 추가했다.
검찰은 "신격호 총괄회장은 범행을 최초 결심하고 지시했다는 점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함께 주범의 지위에 있어 연령과 건강상태를 고려하더라도 엄정한 형사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95세 고령의 치매 노인에게 징역 10년의 중형을 구형하는 것이 옳은가에 대해 말들이 많았다.
/이한구 경인일보 부설 한국재벌연구소 소장·수원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