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터미널에 방역작업자만'<YONHAP NO-4527>
'텅텅 빈'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 코로나19 여파로 지난달 28일부터 한중카페리 여객 운송이 중단되면서 선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달 31일 인천항 제1국제여객터미널 대합실에서 관계자들이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30주년을 맞은 한중카페리 업계가 코로나19 여파로 여객 수송이 중단되면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17일 한중카페리 업계에 따르면 한중카페리 선사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달 28일부터 여객 수송이 전면 중단됨에 따라 유동성 위기에 시달리고 있다.

한중카페리 선사들은 여객 수송과 컨테이너 화물 운송으로 수익을 올린다. 한중카페리 선사의 전체 매출 중 여객 수송에 따른 수익은 20~40% 정도다. 컨테이너 화물 운송 수익의 비중이 더 높지만, 여객 수송 매출 대부분은 현금 수입이기 때문에 단기 지급 능력이 나빠지게 됐다.

지난해 1~2월 인천항을 이용하는 한중카페리 여객은 13만840명에 달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이달 중 여객 수송 재개가 사실상 어려워 보이는 올해 1~2월에는 4만8천623명에 그칠 전망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62%나 감소한 것으로, 한중카페리 선사들의 현금 수입도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중국 단둥(丹東) 등 항공편이 없는 지역을 운항하는 선사일수록 전체 매출 가운데 여객 비중이 높아 감소 폭이 더 크다고 한중카페리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하고 있다.

한중카페리 선사들이 유동성 위기에 처하면서 여객 업무 분야는 최소 인력만 근무하고 있다. 지금은 직원들이 연차 휴가를 사용하는 방법으로 교대 근무를 하고 있지만, 여객 수송 중단 사태가 길어질 경우 무급 휴직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일부 선사는 예약 승선권 금액을 환급해주는 것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중카페리 업계 관계자는 "선사들이 '최대한 이 시기를 버텨보자'는 마음으로 일하고 있을 정도"라며 "별다른 대책도 마련하지 못한 채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최대한 빨리 끝나기만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한중카페리 선사들이 여객 수송 중단으로 어려움을 겪자 정부는 17일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한중카페리 선사에 총 300억원 규모의 긴급 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금융기관이 선사의 운영자금 대출에 활용하는 조건으로 해양진흥공사의 자금을 예치하는 방식이다.

선사당 최대 20억원까지 신청할 수 있다. 정부는 여객 수송이 완전히 중단된 기간에는 항만시설사용료를 100% 감면하고, 일부 재개된 이후에도 감염 경보가 해제되기 전까지는 전체 금액의 40%만 내도록 할 방침이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