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감염병으로 강조되는 '면역력 강화'
내몸에 맞는 음식물 섭취도 하나의 방법
그중 홍삼은 한국의 대표 건강 기능식품
사포닌 풍부 활성산소 차단 탁월한 효능


박중수 경기도농업기술원 소득자원연구소장
박중수 경기도농업기술원 소득자원 연구소장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 증후군)에 이어 최근 코로나19까지 최신 의학기술로도 대응하기 어려운 신종 바이러스가 생겨나고 있다. 이럴 때마다 강조되는 것은 평소 우리 몸의 면역력 강화이다. '면역력'은 우리 몸에 침입한 외부물질에 저항하는 힘이다. 면역력이 낮은 사람은 바이러스에도 취약하다. 면역력을 높이려면 충분한 수면과 적당한 운동, 균형 잡힌 식사 등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하나 소홀히 할 수 없겠지만 이 중에서도 면역력을 높이는 음식으로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될 만한 건강식품을 먹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홍삼이다.

인삼은 제조방법에 따라 다른 이름으로 불린다. 땅에서 수확하여 세척한 것은 '수삼', 이를 건조하면 '백삼', 증기로 쪄서 건조한 것을 '홍삼'이라고 한다. 홍삼은 증기로 쪄서 숙성하는 과정 중에 수삼이나 백삼에는 없는 특유의 유용성분이 생성된다. 홍삼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면역력 증진, 피로개선, 항(抗)산화, 기억력 개선, 혈소판 억제를 통한 혈액 흐름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내용의 기능성을 인정받았다. 국내 건강기능식품 매출액의 30~40%를 차지할 만큼 한국인이 많이 찾는 건강기능식품이기도 하다.

홍삼의 대표적 효능은 면역력 강화이다. 홍삼을 섭취하면 체내 면역을 담당하는 대식세포가 활성화돼 면역단백질의 핵내 이동을 촉진한다. 대식세포는 몸에 들어온 세균과 바이러스를 없애는 면역세포다. 이처럼 면역기능을 높이는 것은 홍삼 속 사포닌이라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인삼의 사포닌은 인삼(Ginseng) 배당체(Glycoside)란 의미로 '진세노사이드(Ginsenoside)'라고 불린다. 이 진세노사이드의 종류에 따라 효능이 달라진다. 홍삼에 들어있는 다당체도 대식세포의 활성화를 돕는 물질이다. 홍삼다당체는 6년근 인삼의 몸통 부분에 많이 함유되어 있으며 인삼을 홍삼으로 제조하는 증숙 과정에서 함량이 60% 이상 증가한다고 한다. 홍삼다당체는 체내 활성산소를 막고 면역세포를 활성화해 면역기능을 끌어올린다.

홍삼은 섭취 후 잘 소화하고 흡수해야 하는데 한국인 10명 중 4명은 체내 사포닌 분해효소나 미생물이 부족해 사포닌 성분을 잘 흡수하지 못한다는 통계가 있다. 이런 경우에는 발효한 홍삼이 좋은데 발효 홍삼은 일반 홍삼보다 사포닌 함량은 20배 많고 흡수율도 100배 이상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한국건강기능식품연구에 따르면 발효 홍삼의 특이 사포닌은 9.8㎎/g으로 일반 홍삼(1.6㎎/g)보다 6.1배 많았다. 또 컴파운드K 등 사포닌 대사물은 발효 홍삼(6.89㎎/g)이 일반 홍삼(0.32~0.41㎎/g)보다 최대 21배 많이 생성됐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인삼은 비교적 서늘하고 건조한 기후를 좋아하고 식물분포학적으로는 전 세계적으로 북위 30~48도 지역에서만 자생하는 식물로서 한국(34~43도), 중국(만주 43~47도) 그리고 러시아(연해주 40~48도) 등에서 생산되고 있다. 즉 인삼은 기후적으로 커피가 우리나라에서 생산이 어렵듯이 다른 국가에서도 생산이 제한된다. 따라서 인삼은 우리나라가 1천500년 역사를 자랑하는 '고려인삼' 종주국이면서 국제경쟁력이 가장 큰 작물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인삼 수출액은 중국 등 저가 인삼의 영향으로 1990년 1억6천달러에서 2018년 1억9천달러로 증가속도가 낮은 실정이다. 홍보 강화는 물론 각국의 기호에 맞는 다양한 홍삼제품 개발이 필요하다.

최근 코로나19 영향으로 홍삼 소비가 국내외에서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도 홍삼의 각종 면역력 증진 효과 연구가 진행되어 그 효과가 계속 밝혀져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성인 1인당 커피 소비량은 연간 353잔(2018년)으로 세계 평균 소비량 132잔의 약 2.7배 수준일 정도로 커피를 좋아한다. 고려홍삼의 면역력 증강 효과와 그 우수성이 전 세계에 널리 알려져 한국사람들이 커피를 좋아하듯이 외국에서도 인삼을 커피처럼 매일 마시는 그날을, 그리고 인삼 생산농가의 소득증대를 기대해본다.

/박중수 경기도농업기술원 소득자원 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