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창궐한 대구로 휴가를 다녀온 인천 백령도의 한 군부대 장병이 의심 증상을 보여 한때 섬 지역이 발칵 뒤집혔다.

다행히 음성판정을 받았지만, 군부대는 물론 섬 전체를 폐쇄해야 할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예상됐던 터라 검역 당국이 하루 종일 바짝 긴장했다.

인천시는 백령도에 주둔하는 모 부대 장병 A(21)씨가 고열 등 코로나19 감염 징후가 있어 검체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음성 판정이 나왔다고 20일 밝혔다.

A씨는 휴가차 고향 대구를 방문했고, 전날 오후 1시 인천항에서 출발하는 백령도행 여객선을 타고 들어와 부대에 복귀했다.

A씨는 복귀 이후 38.2도의 발열 증상을 보여 부대 내 격리 조치 됐고, 이날 오전 5시 30분께 검역당국이 검체를 채취했다.

정상 체온으로 회복되는 등 증상이 완화됐지만, 코로나19가 통제 범위를 벗어나 지역사회로 퍼진 대구로 휴가를 다녀왔던 터라 감염 우려가 컸다. 실제 이날 제주도의 한 해군 병사는 대구로 휴가를 다녀왔다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오후 6시 30분께 A씨가 최종 음성 판정을 받으면서 인천시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인천시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여객선 동승자 303명의 명단을 확보하고, 선내 CCTV를 통해 밀접 접촉자 파악에 나섰다. 비행기, 기차와 달리 여객선은 지정좌석이 없기 때문에 파악에 애를 먹을 가능성이 컸다.

확진 판정이 나올 경우에는 군부대도 외부활동이 통제돼 작전 수행에 제한을 겪게 되는 터라 군 당국도 초긴장 상태였다.

코로나 19는 이날 하루 53명의 추가 환자가 발생해 오후 7시 현재 국내 확진 환자는 모두 104명으로 늘었다. 경북 청도에 있는 한 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전날 폐렴으로 숨진 환자가 사후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국내 첫 사망자도 발생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