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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12월 22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횡령·배임·탈세' 등 롯데가 경영비리 혐의로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연합뉴스

신동주 ·서미경 모녀에
급여 명목 508억 부당지급
일감 몰아주기 778억 손실
유상증자 계열사참여 수법
471억 배임 혐의 10년 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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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징역 10년에 벌금 1천억원을 구형했다.

최고경영 책임자인 신동빈 회장이 한국 롯데그룹에서 일한 적이 없는 신동주 SDJ 회장 및 1972년 제1회 '미스롯데' 출신의 서미경 모녀에게 508억원을 급여명목으로 부당하게 지급했다는 것이다.

서미경과 신영자 이사장 등에 일감 몰아주기로 회사에 778억원의 손실을 끼쳤다는 점도 적시했다.

>> 모든 책임 아버지에 전가


또한 부실기업인 롯데피에스넷의 ATM기 구매과정에서 롯데알미늄을 중간업체로 끼워 넣었으며 롯데피에스넷 유상증자에 계열사들을 참여시키는 수법으로 471억원의 배임 혐의를 추가했다.

검찰은 신동빈 회장에 대해 "책임을 모두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전가하고 있고 직접적 이익은 신영자 이사장 등이 취했다고 주장하나 주도적 역할을 담당해 경영권을 강화하는 등 막대한 이득 얻었다"고 주장했다.

신동주 회장에게는 부당급여 391억원 수령 혐의로 징역 5년에 벌금 125억원을, 신영자 이사장과 서미경에게는 각각 징역 7년에 벌금 220억원, 1천200억원을 구형했다.

신영자 이사장에게는 면세점과 백화점 입점 업체들로부터 30억원대의 로비를 받은 혐의와 본인이 실질적으로 운영해온 유통업체의 회삿돈 40억여원을 세 딸의 급여 명목으로 빼돌린 혐의 등을 적용했다.

채정병 롯데카드 대표, 황각교 롯데그룹 경영혁신실장, 소진세 롯데그룹 사회공헌위원장, 강현구 롯데홈쇼핑 사장 등에도 각각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일감 몰아주기가 친족분리 기업에서 벌어지는 사례들이 많다고 지적한다.

친족분리란 삼성그룹과 신세계, 한솔그룹처럼 기업대표나 최대주주가 친인척이지만 다른 대기업집단으로 취급하는 것으로 친족분리된 소규모 기업들은 대기업집단에 소속되었을 때 받는 60여 가지 규제에서 벗어나게 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친족기업들이 그룹에서 분리신청을 하면 상호 주식보유비율이 상장사 3%, 비상장사 15% 이하이고 임원겸임이 없으면 분리를 허가해 주는데, 문제는 친족분리 후 모그룹에서 일감을 받을 경우 현행법상 규제가 불가하다는 점이다.

1999년 공정거래법의 친족분리 기업요건에서 모기업에 거래의존 정도가 높으면 분리를 불허하는 조항을 삭제한 탓이다.

>> 가족 대부분 법의 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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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에서는 2005년에 롯데관광개발, 롯데관광, 동화면세점, 용산역세권개발 등이 친족분리됐는데 롯데관광 김기병 회장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넷째 여동생인 신정희의 남편이다.

2007년에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넷째 남동생인 신준호 푸르밀 회장이 롯데우유를 계열 분리했고 대선주조, 대선건설, 푸르밀 등이 관계회사이다.

2011년에 신격호 총괄회장의 장녀 신영자 이사장은 BNF통상, BNF피에스씨, BNF패션앤컬쳐, 유니엘 등을 친족 분리했다.

화장품(SKⅡ)과 신발(토스) 등 뷰티, 패션 브랜드의 면세점 및 백화점 입점과 공급 대행을 하며 수수료를 받는 BNF통상은 신영자 이사장의 장남 장재영이 지분 100% 소유한 업체이다.

2015년 매출 438억원, 영업이익 21억 원인데 회사 매출의 대부분이 롯데 계열사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시네마 매점사업 운영업체인 유원실업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사실상 부인인 서미경이 최대주주(57.8%)로 알려졌지만 친족분리 대상은 아니다. 서미경과 신격호 총괄회장은 사실혼 관계일 뿐 법적 부부가 아니기 때문이다.

2017년 12월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횡령, 배임, 탈세 등 경영비리' 1심 선고공판이 열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감상동)는 신동빈 회장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과 배임 등 혐의 중 일부만 유죄로 판단해서 징역 1년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롯데피에스넷 관련 471억원대 특경법상 배임혐의는 '경영상 판단'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으며 롯데시네마 매점운영 관련 배임 혐의도 손해액 산출 곤란을 이유로 형법상 배임죄만 인정했다. 신동빈 회장이 2016년 10월 재판에 넘겨진 이래 429일만이다.

신격호 총괄회장에 대해서는 배임 혐의 일부와 횡령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4년과 벌금 35억원이 선고됐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법정구속을 면했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같은 해 8월 31일에 법원으로부터 성년후견을 받은 상태였다.

신동주 회장은 특경법상 횡령혐의 공범으로 기소됐지만 법원은 공짜 급여 수령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신영자 이사장은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면세점로비관련 20억원 수수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았으며 서미경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신격호 총괄회장과 장녀 신영자, 신동주·동빈 형제, 사실혼 관계의 서미경 등 가족 대부분이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창업주일가가 한꺼번에 법의 심판대에 선 경우는 한국재벌 역사상 최초의 사례였다.

/이한구 경인일보 부설 한국재벌연구소 소장·수원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