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유령도시화… 관광업계등 '개점휴업'
소상공인들 경기불황 '재난'에 덮친 '재앙'
市, 캐시백 요율 긴급 상향조정 검토 착수
주력업종에 적용 '지역경제 활성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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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환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장
이달 초 사람들이 말 그대로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현상을 실제로 경험했다. 서울 송파에 거주하는 19번째 코로나19 확진자가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대형 쇼핑몰을 두어 시간 다녀갔다는 사실이 알려진 직후다. 방문했던 날로부터 이미 닷새나 지났음에도 현장은 물론 주변 일대가 갑자기 텅 비어버렸다. 정말 오래간만에 송도가 다시 '유령도시' 소리를 듣게 되는 순간이었다. 쇼핑몰이 있는 연수구의 모든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긴급 휴원령이 내려졌다. 쇼핑몰과 가까운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도 주변 초·중·고교 6곳이 휴업에 들어감에 따라 일주일 동안 장비 대여 업무를 제외한 모든 교육과 체험프로그램을 중단했다. 시민들의 발길이 끊긴 적막한 센터를 직원들만 나와서 하루 종일 지켰다. 시내 곳곳 가게를 열어놓아도 휴업이나 폐점과 다름없었을 것이다.

언론은 '소상공인 피해 현실화'라는 제목을 달았다. 코로나19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다뤘다. "코로나19 여파로 경기하강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인천지역 소상공인들의 긴급경영안정자금 신청 상담이 1천500건을 넘기는 등 중소기업과 상공인들의 피해도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경인일보 2월 21일 1면 게재). 관광호텔의 2월 객실 예약률이 한 달 전에 비해 70%나 감소했고 여행사를 포함한 인천지역 관광업계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대규모 전시·회의공간인 송도컨벤시아의 경우 4월까지 예약된 행사 100여 건 가운데 30건이 취소되고 11건이 연기됐다. 나머지들도 연기나 취소를 검토 중이어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갔다는 내용이다.

사태가 장기화되면 소상공인들이 무너지고 지역경제가 붕괴된다. 그렇잖아도 경기부진에 주52시간 근무제니 최저임금 인상이니 해서 하루하루 사투를 벌이고 있는 지역 소상공인들에게 코로나19는 엎친 '재난'에 덮친 '재앙'이다. 인천시는 당장 지역화폐인 '인천e음(이음)카드'의 캐시백 상향조정을 위한 검토에 착수했다. 현재 인천e음카드의 캐시백 요율은 월 30만원까지 4%, 30만원 초과 50만원 이하 2%, 50만원 초과 100만원 이하 1%다.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이걸 파격적으로 올린다는 계획이다. 상향의 폭은 이번 주 안으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최대 10%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한시적인 조치로서, 추가되는 재정 부담에 대한 정부의 '개런티'가 있고, '타이밍'만 놓치지 않는다면 충분히 시도해볼만한 비상시책이다.

인천e음카드가 지역 소상공인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책임은 이미 한국은행을 비롯한 유관기관의 조사와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카드는 주로 음식점, 슈퍼마켓, 제과점, 정육점 등 일반시민을 고객으로 하는 소상공인 주력업종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역외유출 방지와 소비증대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재정지출 대비 파급효과는 2.9배에 달한다. 지난해 839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는데 2천435억원의 효용이 발생했다. 매년 최하위권이던 인천시민의 소비만족도도 17개 시·도 가운데 5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초기보다 캐시백 요율이 낮아져 결제액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도 있었지만 거뜬히 이겨냈다. 지난해 10월 말 캐시백 요율이 하향 조정된 이후 12월 결제액이 1천446억원이었는데 코로나19의 먹구름이 드리우기 시작한 올해 1월의 결제액도 1천355억원으로 견고한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인천e음카드는 캐시백에 투입된 예산이 지역 내에서 100% 소비로 직결되는 선순환 착한 화폐다. 소위 '깡'이 일반화된 종이상품권이나 선할인 혜택을 주는 다른 상품권들과는 달리 옆으로 새는 돈이 없는 공정한 화폐다. 일찍이 제기됐던 부익부빈익빈 문제도 캐시백 요율구간 조정과 상한 설정을 통해 깔끔하게 해결됐다. 일부 기초지자체간 캐시백 차등의 문제가 남아있긴 하지만 일단 그 폭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균일과 동등의 토대가 마련됐다고 본다. '코로나19 난국'을 뚫고나가는 선봉의 쓰임새를 찾았다면 쓰는데 주저할 이유가 없다.

/이충환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