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초희 감독 데뷔작… BIFF 3관왕 '차지'
현재·미래 불안한 '찬실' 관객 공감대 형성
극적 사건 없지만 '삶의 가치' 메시지 전달
■감독 : 김초희
■출연: 강말금(찬실),윤승아(소피),배유람(김영)
■개봉일: 3월 5일
■드라마, 멜로,로맨스, 판타지 / 전체 관람가 / 96분
누구나 한 번쯤은 겪게 되는 인생의 굴곡 앞에서 씩씩하게 삶을 마주하는 영화가 개봉한다.
다음달 5일 정식 개봉을 확정한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는 김초희 감독의 데뷔작이다.
이 영화는 지난해 열린 부산국제영화제에서 3관왕을 차지하고 서울독립영화제에선 관객상을 수상하면서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인정받은 작품이다.
영화는 집도, 남자도, 일자리도 없는 영화 프로듀서 '찬실'(강말금)이 인생의 참맛을 알아가는 과정을 다룬다.
영화는 프로듀서로 10년을 살아온 '찬실'이 실직하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현생은 망했다 싶지만 그는 친한 배우 '소피'(윤승아)네 가사도우미로 취직해 살길을 도모한다.
그 과정에서 젊은 독립영화 감독 '김영'(배유람)을 만나 설렘을 느끼고, 주변을 맴도는 '장국영' 유령(김영민)도 만난다. 또 삶의 굴곡을 견뎌온 집주인 할머니(윤여정)와도 가까워진다.
하지만 힘든 현실은 오래도록 지켜온 영화에 대한 굳건한 사랑을 흔들리게 한다.
외롭고 힘든 현재와 불안한 미래에 괴로워도 하고, 사람에게 위로받기도 하는 '찬실'의 모습은 관객들의 공감대를 불러 일으킨다. 영화는 평범한 일상 속에 현실을 꿰뚫는 메시지도 담았다.
다시 취직을 하거나 뚜렷한 꿈을 갖게 되는 결말로 나아가지 않지만 주인공의 이야기에서 취업난을 겪는 20~30대의 모습을, 주변의 핍박 속에서도 사람에게 위로받는 40대의 모습을 각각 발견할 수 있다.
아울러 과장된 코미디나 극적인 사건은 없지만 큰 역경 앞에서도 자신만의 생각과 방식대로 삶을 이끌어 나가는 씩씩한 '찬실'의 모습은 삶의 의미, 가치, 태도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며 현생을 살아가는 모든 관객들에게 따뜻한 공감과 위로의 메시지를 남긴다.
또 긴 삶의 굴곡을 거쳐온 주인집 할머니 '복실'과 폭삭 망한 '찬실'의 옆을 든든히 지켜주는 의리파 배우 '소피' 캐릭터는 여성 서사를 대표하는 공감과 이해의 정서로 여성 관객들에게 큰 공감대를 불러 일으킨다.
/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 사진/지이프로덕션·윤스코퍼레이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