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銀·UN산하기구들 출근제한
기관 특성상 외국인들 많이 모여
개최 장소 변경하거나 잠정 연기

인천 송도에 있는 유엔 산하 국제기구 GCF(녹색기후기금)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재택 근무에 들어갔다.

 

세계은행(WB) 등 다국적 직원들로 구성된 국제기구들도 각종 행사 취소·연기는 물론 일시적으로 재택 근무를 시행하며 코로나19 감염 예방에 주력하고 있다.

25일 인천시에 따르면 송도 G타워에 있는 GCF 사무국은 이날부터 다음 달 6일까지 필수 인원 20명을 제외한 직원 300여명을 대상으로 재택 근무를 시행하기로 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천까지 확진자가 나오자 직원들의 건강을 위해 일시적으로 재택 근무를 하고 사태 전개 상황을 지켜보기로 한 것이다.

GCF는 다음 달 8~12일 송도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제25차 이사회 개최지도 스위스 제네바로 옮겼다.

GCF는 60여개 국적을 갖고 있는 직원들과 코로나19 감염·방역 상황에 대한 정보를 매일 공유하고 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집에서 아이들을 돌봐야 하는 경우에는 재택 근무를 허용하는 등의 유연 근무도 시행해왔다.

GCF 홍보 담당 미셸 피에트로스키(Michele Pietrowski)는 경인일보의 이메일 답변에서 "사무국 직원들에게 불필요한 여행을 제한하고, 주요 피해 지역으로의 여행을 피하게 하고 있다. 예방조치로 3월 이사회 개최 장소를 제네바로 변경했다"며 "직원들은 재택근무를 하면서 필요한 경우 화상회의를 준비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은행, 유엔 아태정보통신교육원(UN APCICT)도 이달 말까지 일부 인원을 제외한 모든 직원들의 재택 근무를 허용했다.

유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UN ESCAP)는 다음 달 6일까지, 유엔 거버넌스센터(UN POG)는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무기한 재택근무를 하기로 결정했다.

국제기구들은 앞서 상반기 계획된 행사를 줄줄이 취소 또는 연기해왔다.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EAAFP)은 3월 초 예정된 북한 철새 탐조 계획을 잠정 연기했고, UN ESCAP 역시 4월 1일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포럼 행사의 개최지를 태국 방콕으로 변경했다.

국제기구 특성상 행사를 개최하면 세계 각국인이 한데 모일 수밖에 없는 데다가 어느 나라도 안전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세계선거기관협의회(A-WEB), UN재해위험경감사무국(UNDRR) 등도 3~4월 계획된 행사를 잠정 연기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국제기구 전 직원에게 메일로 유증상자 행동 수칙과 보건소 현황, 선별 진료 의료기관 현황 등을 보내는 등 계속해 정보를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