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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DB

중국인 접촉 한 달이나 지나 '의문'
신천지 '무관' TK 방문이력도 없어
당국도 "전문가들 논의 필요" 당혹
격리 안한 탓 바이러스 퍼졌을수도


지난 설 연휴 기간에 중국인 관광객을 상대했던 인천시 미추홀구 거주 50대 관광가이드가 25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중국인을 접촉한 지 한 달이나 지났고, 1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가 2차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터라 보건 당국이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인천시는 미추홀구 도화동에 거주하는 관광가이드 A(58)씨가 이날 오후 1시 28분께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인하대병원에 격리됐다고 밝혔다.

인천시는 함께 사는 어머니와 A씨와 접촉한 의사·간호사 등 모두 3명을 자가격리 조치했다. 중국인을 제외하고 인천에서는 2번째 지역 내 확진 환자다.

A씨는 설 연휴였던 지난달 23~26일 서울에서 중국인 관광객을 안내하는 일을 했다. 그는 31일 발열과 기침, 인후통 등 증상을 느꼈고, 상태가 호전되지 않자 이달 13일 미추홀구 소재 사랑병원 선별진료소를 방문했다.

A씨는 여기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으나 음성 판정이 나와 일상 생활을 유지했다. 그러나 증상이 이어져 23일 다시 사랑병원을 찾았고, 이틀 뒤 양성이 확인됐다.

A씨의 확진 판정에는 여러 의문점이 남는다. 코로나19의 잠복기는 2주가량으로 알려졌는데 그가 중국인을 접촉한 때는 약 1달 전이었다.

A씨가 첫 증상을 느끼고 2주 뒤 코로나19 검사를 받았을 때는 음성이 나왔고, 그로부터 열흘 뒤 채취한 검체 검사에서는 양성 판정이 나왔다. A씨가 중국인으로부터 감염됐는지 1차 검사 이후 지역사회에서 감염됐는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A씨는 신천지와 관련이 없고 최근 대구·경북지역 방문 이력이 없다고 선별진료소 설문지에 기재했다. 이런 상황을 전달받은 질병관리본부는 "특이한 상황이니 역학조사를 보다 철저히 해달라"고 인천시에 주문했다.

고광필 인천시 감염병관리지원단 부단장은 "초기 증상이 약하거나 회복기에 있을 때는 음성이 나올 수 있는데 한참 뒤에 양성이 나온 사례라서 질본도 이상하게 여기는 것 같다"며 "재검사도 필요하고, 감염병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논의를 해야 할 상황"이라고 했다.

A씨의 감염 경로가 정확히 추적되지 않으면 지역사회에 큰 혼란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자가 격리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에 A씨가 모르는 사이 지역사회에 바이러스가 퍼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규웅 인천시 건강체육국장은 "A씨는 노모를 모시고 있어 각별히 개인 위생과 마스크 착용에 신경을 써왔고, 스스로 일지를 작성했다고 밝히고 있다"며 "A씨의 일지와 역학조사관의 조사를 토대로 정확한 감염 경로와 동선을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