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길병원 호흡기안심센터3
26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가천대 길병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호흡기안심센터'를 찾은 시민들이 진료를 받기위해 기다리고 있다. '호흡기안심센터'는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안심하고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별도의 건물에 시스템을 준비해 코로나19의 병원 내 감염에 대한 불안감을 줄이게 된다고 병원 관계자가 밝혔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자가격리 미분류 감염 의심 한달간
스스로 마스크 착용·증상일지 기록
병원·약국 도보 이용 동선 최소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인천 미추홀구 거주 50대 남성의 접촉자들이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 확진자는 인천시 검역망에서 벗어나 있었지만, 스스로 외부 접촉을 피하고 동선을 최소화한 덕에 지역사회 추가 확산을 막았다는 평가다.

인천시는 확진자 A(58)씨 역학조사로 파악된 접촉자 29명(타시도 거주 6명 포함)을 검사한 결과 전원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26일 밝혔다. 이 가운데는 A씨와 함께 살고 있어 감염 우려가 가장 컸던 어머니도 포함됐다.

A씨가 보건 당국의 자가격리 대상으로 분류되지 않아 최초 감염 의심 시기부터 무려 한 달 동안 일상 생활을 유지했음에도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이유는 A씨의 철저한 '자율격리' 때문이다.

고궁과 박물관 등지에서 외국인 상대로 관광 해설을 했던 그는 지난달 31일 발열과 기침, 인후통 등 첫 증상이 나타난 때부터 집안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생활하는 등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했다.

이때만 해도 국내 확진 사례가 15건에 불과했음에도 외국인을 자주 만나는 직업 특성상 경각심을 갖고 스스로 대처했다고 한다.

1차 역학조사 결과 A씨는 지난달 23~26일 서울 경복궁과 창덕궁, 전쟁기념관에서 중국, 홍콩, 대만 국적의 관광객을 안내했다. 


마스크로 중무장 '무거운 출근길'
코로나19 위기경보 단계가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격상된 후 월요일인 24일 오전 수도권 전철 1호선 부평역 서울방면 승강장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상행선 급행열차를 타고 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보건 당국은 이 기간 접촉한 불특정 외국인으로부터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증상은 지난달 31일 처음 나타났고, A씨는 외출 이력과 방문지, 자가 증상을 일지에 하나하나 기록했다.

이 일지는 A씨의 동선 파악에 큰 도움이 됐다. 동거인의 존재와 방문장소 일부를 숨겼다가 뒤늦게 들통이 난 부평 거주 60대 여성 확진자와 대비된다.

A씨는 병원과 약국을 갈 때도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고 먼 길을 걸어가는 등 접촉자를 최소화했다.

미추홀구 도화동 집에서 도보로 30분 거리에 있는 동구 소재 인천의료원과 미추홀구 주안동 사랑병원도 걸어서 이동했다. 남동구 길병원을 갈 때만 택시를 이용했다.

보건 당국은 A씨가 접촉했던 병원, 약국 관계자와 설 연휴 기간 만났던 타시도 거주 친인척 등 29명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했고 이날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A씨가 방문했던 곳은 도화동 송내과의원과 DH메디컬약국, 도화역, 인천의료원·길병원·사랑병원의 선별진료소 등이다.

대부분 A씨가 다녀간 지 2주가 지나 폐쇄대상이 아니고, 지난 23일 방문한 사랑병원은 선별진료소만 거쳐가 폐쇄 조치와는 무관하다. 보건당국은 음성 판정을 받은 접촉자 가운데 어머니만 2주간 자가격리 조치했다고 밝혔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