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송도유원지 중고차 매매단지
26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옛 송도유원지에 수출을 기다리는 중고차들이 가득 차 있다. 지난해 40만대까지 돌파했던 중고차 수출이 코로나19 확산으로 바이어 방문이 줄면서 수출량이 급격히 줄어들 전망이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확산추세
요르단·몽골 항공편 금지·격리
중동 등 외국업체 방문 '줄취소'
업계 "사태 장기화땐 수출 타격"

"중고차 바이어가 없어요."

지난해 처음으로 40만대를 돌파한 인천항 중고차 수출이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 바이어 방문이 줄면서 위기를 맞았다. 26일 인천 중고차 수출 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순부터 해외 바이어의 인천 방문이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국내에 코로나19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중고차 주요 수출국인 중동과 북아프리카 바이어들이 우리나라에 오기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 지역 중고차 수출 업체 대부분은 아직 온라인 판매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다. 해외 바이어들이 중고차 업체를 방문해 차량 상태를 확인한 후 구매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거래가 이뤄진다.

해외 바이어들이 업체를 찾는 빈도가 감소하면 매출도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인천의 한 중고차 수출 업체 관계자는 "이번 주에 리비아와 요르단 바이어가 방문할 예정이었는데, 내달 중순 이후로 일정을 변경했다"며 "우리나라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난 영향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 지역 중고차 수출국은 한국인과 우리나라를 경유한 외국인에 대해 조처를 하고 있다.

지난해 인천항 중고차 수출량이 두 번째로 많았던 요르단은 지난 23일부터 우리나라에서 출국한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했고, 자국민에 대해선 격리 조치하고 있다.

몽골은 내달 11일까지 자국과 우리나라를 오가는 모든 항공편 운항을 금지했고, 키르기스스탄은 우리나라에서 오는 모든 입국자에 대해 14일간의 격리 조치를 의무화했다. 바이어가 인천을 방문하고 싶어도 오지 못하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인천항의 중고차 수출 물량이 많이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인천 지역 중고차가 수출되는 내항의 부두운영사인 내항부두운영(주)는 올 1~2월 중고차 수출 물동량을 4만5천대 수준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4만1천여 대보다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의 경우 3월부터 매월 3만대 이상을 수출하면서 물동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났지만, 올해는 코로나19에 따른 해외 바이어 방문 감소로 수출량이 급격히 줄어들 전망이다.

인천 중고차 수출 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바이어가 중고차 매입을 일시적으로 보류한 상황이지만, 사태가 길어지면 해외 바이어가 다른 매입처를 찾아 나설 수 있어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