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내 확진자 발생 속출 '위기'
계절적 요인도 겹쳐 기증자 급감
인천혈액원 보유량 '3.1일분' ↓
안정적 수급대책 지원 목소리 커
인천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혈액 수급난이 심화하고 있다. 계절적 요인으로 헌혈이 감소하는 시기에 코로나19 확산까지 겹쳐 병원 혈액 공급에 차질이 우려된다.
26일 오전 10시께 찾은 인천헌혈의집부평센터. 센터 관계자는 "평소라면 이 시간대에 10여 명 정도가 헌혈하고 있을 시간"이라고 했지만, 센터는 텅 비어 있었다.
박경아 부평센터 책임 간호사는 "오전 10시까지 헌혈한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며 "지난 22일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헌혈의 집을 찾는 사람들이 크게 줄었다"고 했다.
박 간호사는 "코로나19 초기 어려움을 겪다가 혈액수급 어려움이 알려지면서 많은 시민의 참여로 상황이 나아지고 있었는데, 지역 확진자 발생으로 혈액수급 위기상황이 다시 찾아왔다"며 "최근 헌혈자는 평균 30~40명 수준으로 코로나19 초기 때보다 상황이 더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찾은 헌혈의집주안센터도 상황은 비슷했다. 전체 8개의 베드 모두 비어있었다. 인정숙 책임 간호사는 오전에만 평균 20~30명이 찾는 곳이지만 단체 헌혈한 8명을 포함해 11명만 주안센터를 찾았다고 했다.
인천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지역 헌혈은 크게 줄었다. 지난 14~18일 5일간 2천579건의 헌혈이 이뤄졌으나, 지난 21~25일 5일 동안에는 1천737건에 그쳤다. 22일 인천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842건(32.6%)이나 줄어든 것이다.
매시간 환산되는 인천혈액원의 혈액보유량은 이날 오후 5시 기준 '3.1일분'으로 주의단계 수준까지 떨어졌다. 적정 혈액보유량은 평균 5일분 이상인데, 3일분 미만으로 떨어지는 주의 단계가 되면 병원이 필요한 만큼 혈액을 공급하는 데 어려움이 생긴다.
전년도 동일·동 시간 기준 혈액보유량은 4.8일분이었다.
인천혈액원은 코로나19에 대비해 체온 측정, 마스크 착용 등 직원의 개인위생을 강화하고, 헌혈의 집과 헌혈버스에 대한 소독 작업을 철저히 하는 등 조치를 하면서 혈액 수급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2월은 겨울방학 등 계절적 요인으로 혈액보유량이 감소하는 시기인데,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헌혈이 더 줄었기 때문이다.
현장에서는 전염병 등 위기 상황에도 안정적으로 혈액 수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자체 등이 헌혈을 장려하는 제도 지원과 정착에 힘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한적십자사 인천혈액원 관계자는 "헌혈을 하면 휴가를 쓸 수 있게 하는 헌혈 공가제도나 헌혈 권장 관련 조례는 제정됐지만, 실질적으로 이뤄지는 곳은 많지 않다"며 "헌혈 공가제도 정착, 헌혈자 예우를 위한 지원 등 헌혈 장려에 지자체 등이 더욱 힘써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