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량 일정… 필터수급 난항
판매업체 사전계약 '폭리 오해'
설비 늘려야 '부족현상' 해결
"마스크 구매 문의 전화가 하루에도 수백 통씩 옵니다. 하지만 팔 수 있는 마스크가 없어 안타깝지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국민들의 불안감이 증폭되면서 마스크 대란이 일고 있다. 돈을 싸들고 이곳저곳을 뒤져도 마스크를 살 수 있는 곳을 찾을 수 없다.
이러한 구매 수요는 마스크 생산업체로까지 몰려 수백에서 수천 개 단위의 주문 요구가 들어온다. 주문 청탁도 줄을 잇고 있지만 정말 팔 수 있는 마스크가 없다.
일각에서는 마스크 생산업체가 "가격이 오르면서 호황을 맞았다"고 이야기하지만 정작 업계에서는 "현장 사정을 잘 모르는 이야기"라고 손을 내젓는다.

26일 화성시에 소재한 A마스크 생산업체. 화성시에는 현재 모두 8곳의 마스크 생산업체가 소재해 있다. 늘어난 주문량으로 며칠째 비상인 상황이지만 그렇다고 생산량이 대폭 늘어난 것도 아니다.
업체 관계자는 "설비가 생산할 수 있는 생산량이 정해져 있다"며 "찍어내고 싶다고, 무조건 찍어내는 게 아니다. 무턱대고 증설을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핵심 자재인 필터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곳도 많다. 중국도 있고 국내산 원자재도 있는데 원자재 수급이 돼야 생산량도 늘린다"며 "현재로서는 원자재 수급이 애로사항이며 수요가 늘어날수록 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4~5배 이상 뛴 마스크 가격도 생산업체들과는 무관하다. 대부분 판매업체와의 사전공급계약을 맺거나 조달청 계약 물량만을 취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마스크 시장가격이 올랐다고, 생산업체가 득을 보는 경우는 드물다.
오히려 폭리를 취한다는 오해에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며 억울해 한다. 수출을 주로 하는 또 다른 B업체는 이미 5월 생산 물량까지 중국 수출계약을 완료했다. 마스크 공급 부족에 중국 영향이 없지는 않은 셈이다.
업체들도 마스크 부족현상을 안타까워한다. C사 관계자는 "사돈의 팔촌까지 팔아가며 마스크를 구해달라는 청탁전화부터 막무가내로 대량 판매를 요구하는 사람도 많다. 큰 회사건 작은 회사 건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업계는 이 같은 마스크 부족사태는 결국 수요가 줄어야 해결 된다고 말한다. 설비 증설이 이뤄지고 비축량이 늘어나면 향후에 이런 상황을 맞이해도 지금같은 '대란'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화성/김태성기자 mr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