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진보세력 분열 중도 이반"
당내 일각서도 "후보내지 말아야"

더불어민주당이 4·15 총선에서 비례대표용 '연합정당'에 합류하는 방안을 본격 검토하고 나서면서 진보진영 군소정당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민주당은 주권자전국회의 등 시민단체가 '미래한국당 저지와 정치개혁 완수를 위한 정치개혁연합(가칭) 창당' 제안서를 보내온 뒤 이를 토대로 비례대표 후보 파견 등 세부 방안을 구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강훈식 수석대변인은 이날 "통합당과 같은 방식으로 (자체 창당을) 하는 것은 내부에 부작용이 많기 때문에 부정적"이라면서도 "다만, 외부에서 온 제안에 대해서는 면밀히 검토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김성환 당대표 비서실장도 "(비례대표 후보를) 우리 당 이름으로 낼지 연합정당의 이름으로 낼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합정당 합류' 방안이 수면 위로 떠오르자 당내에서는 힘을 싣는 목소리가 나오는가 하면, 아예 민주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내지 않고 연합정당에도 참여하지 않는 방식으로 민주·진보진영에 연동형 비례대표를 몰아줘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최재성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은 단 한명의 비례대표 후보도 내지 말아야 한다"며 비례공천관리위 해체와 비례 무공천을 주장했다.

다만 자체 창당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가론'이 확고하다.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은 한 라디오방송에서 "당 지도부는 비례정당은 아예 안 만든다는 입장이 명확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생당과 정의당에선 자체 창당이 아닌 연합정당 합류도 결국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훼손하는 '꼼수'와 다름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비례민주당이든 연합정당이든 꼼수 정당"이라며 "연합정당은 진보 세력의 분열과 중도층 이반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형구 민생당 부대변인도 논평에서 "민주당은 비례 몇 석을 얻으려다 초가삼간을 다 태울 것이냐"며 "진보세력 연합으로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살릴 수 있다는 주장이 떠오르고 있는데 듣기 좋은 말장난일 뿐 꼼수는 그냥 꼼수"라고 비난했다.

/김연태기자 kyt@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