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시설 개장 첫날 '시민 북새통'
버스노선 한정 소비자 접근성 지적
상인 "면적 줄어 물건들 다 못내놔"
"새 건물로 옮기니 고객들도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인천 농산물도매시장이 26년 만에 남동구 구월동 시대를 마감하고 2일 남촌동 시대를 열었다. 남촌농산물도매시장은 업무동, 식자재동, 과일동, 채소1·2동, 판매물류동, 환경동으로 구성됐다. 이날은 과일동과 채소1·2동 등 일부 시설만 우선 개장했다.
이날 오후 1시30분께 찾은 남촌농산물도매시장은 코로나19 영향에도 새로운 시장을 구경하려는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지상 주차장은 차를 세울 곳이 없을 정도로 차량으로 가득 찼다. 도매시장 내 도로변에 주차한 차량도 눈에 띄었다.
채소1동에서 만난 상인 김현중(76)씨는 40여 년 동안 농산물도매시장에서 장사했다. 숭의동 깡시장에서 채소 장사를 시작한 그는 구월농산물도매시장을 거쳐 남촌동까지 오게 됐다.
김씨는 "깨끗한 새 건물이다 보니 장사하기도 더 쾌적한 것 같다"며 "새 시장이 문을 열어 평소보다 장사도 더 잘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장을 찾은 시민들도 만족감을 나타냈다. 며느리와 함께 시장에 온 김정애(72·여)씨는 "그전에도 농산물도매시장을 자주 이용했는데, 예전에는 이상한 냄새도 많이 나고 바닥에 오물이 떨어진 경우가 많았다"며 "환경이 더 좋아졌기 때문에 앞으로 더 자주 찾을 것 같다"고 했다.
이날 첫 경매가 진행된 남촌농산물도매시장에서는 과일 399t, 채소 1천77t 등 총 1만1천467t이 거래됐다. 인천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달 26일과 29일 두 차례 방역을 진행하고, 시장 곳곳에 손 세정제를 비치했다.
일부 시민은 구월농산물도매시장에 비해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하다고 했다. 버스를 타고 시장에 왔다는 이상이(52)씨는 "버스 노선이 한정된 데다, 배차 간격이 길어 장을 보러 오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며 "도매시장이지만, 일반 소비자들의 동선도 고려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매장 면적이 예전보다 좁아 불편하다는 상인 의견도 있었다. 채소2동에서 만난 한 상인은 "감자와 고구마 같은 뿌리채소는 자리를 많이 차지하는데, 면적이 줄어들어 일부 물건은 내놓지 못했다"며 "임차료는 올랐는데 나빠진 점도 있다"고 푸념했다.
남촌농산물도매시장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현재 3개 노선에 버스가 다니고 있고, 추가로 노선을 투입하기 위해 관련 부서와 협의하고 있다"며 "상인들과 논의해 일부 문제점을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