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후 개최돼도 일정 겹치고 빡빡
중소규모 대회에 영향 '기회 상실'
하위팀들 대학·프로 진로 어려움


코로나19 사태로 야구와 축구 등 주요 인기종목 대회들이 잇따라 연기돼 학생선수들에게 부여된 '기회의 균등'을 상실할 수 있다는 체육계의 지적이 제기됐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는 3일 2020년 고교야구 주말리그 등 각급 야구·소프트볼 전국대회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협회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지속해서 증가하는 상황에서 전국대회를 예정대로 개최하기 힘들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야구소프트볼협회에 따르면 오는 21일부터 주말리그, 4월 전국소년체전 도대표 선발전, 5월 전국소년체전, 6월 황금사자기, 7월 청룡기, 8월 대통령기·봉황기, 9월 협회장기, 10월 전국체전 등 전국대회가 차례로 예정됐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이날 전국대회 연기 발표 및 대한체육회의 방침 등에 따라 주말리그와 소년체전(선발전 포함) 등 전반기에 열릴 굵직한 전국 규모 대회들은 모두 기약 없이 미뤄지게 됐다.

이들 대회는 향후 코로나19의 확산 감소세 등을 고려해 개최될 수 있지만 이렇게 된다면 황금사자기·청룡기·대통령기·봉황기·전국체전 등과 일정이 겹치거나 빠듯하게 치러질 수밖에 없다.

8월과 9월 예정된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와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 역시 핵심 일정으로 포함돼 있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협회장기를 비롯해 각 시·도 및 시·군·구에서 주관하는 중·소규모 대회의 참가 여부도 힘들어지게 되는데, 핵심은 일부 성적이 부진한 팀이 진로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빡빡해진 일정 탓에 숨은 꿈나무들을 매의 눈으로 관찰할 대학·프로팀 등의 스카우터에게 노출되지 않아 진학 및 취업 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축구도 비슷한 상황이다. 경기도축구협회에 따르면 이달 초·중·고등부 권역별 전국리그를 시작으로 5월 소년체전(선발전 포함)·대한축구협회장배고교대회·대통령금배전국고교대회·금석배, 7~8월 전국중등대회·K리그 U15챔피언십·청룡기전국고교대회·K리그 U18 챔피언십, 10월 전국체전 등 계획대로 대회가 준비돼 있다.

하지만 대한축구협회는 최근 3월까지 모든 공식대회 개최 자체를 취소 또는 연기 조치 하라는 공문을 각 시·도협회에 보냈다. 이에 도축구협회와 지도자들은 부담스러운 일정과 인재 육성 과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고민이다.

도내 체육지도자 및 종목단체 관계자 등은 "전국규모 대회 및 중·소규모 대회를 치른 학생들의 기록·데이터를 기준으로 위원회를 구성해 심사하고 이를 기반으로 고교 진학 또는 대학 입시, 프로 구단에 진출한다. 이를 통해 선수 끼워팔기와 같은 구태가 없어진 것"이라면서도 "코로나19를 막지 못하면 잘하는 팀에게만 좋은 기회가 부여된다. 학생 선수들의 수가 일반 학생보다 적다고 직면한 문제를 등한시해선 안 된다"고 성토했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