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생산 둔화에 수출입 위축
서비스업·민간소비 직접적 타격
금융중개지원대출 5조 증액 30조
중기·자영업자 자금사정 개선 기대

그러면 코로나19의 영향이 2003년 사스나 2015년 메르스 때보다 큰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무엇보다도 코로나19의 진원지가 중국이고 중국 내에서 대규모로 확산된 점, 중국의 경제규모나 세계경제 내 비중이 과거에 비해 훨씬 커진 점, 그리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분업체제가 다소 약화되었다고는 하나 글로벌 밸류 체인 내 중국 비중이 여전히 높다는 사실 등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각국의 수요, 공급 및 무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장 직접적으로는 서비스업과 민간소비가 타격을 받고 있다. 감염증의 특성상 사람끼리의 만남이 전제되는 경제활동, 즉 음식·숙박, 관광, 도소매, 운수 등 서비스업이 가장 큰 일차적인 타격을 받으면서 이와 함께 관련 소비가 줄고 있다. 실제로 지난 2월 중 우리나라 신용카드 사용액(주요 8개 카드사 기준)은 1월 대비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또한 생산 측면에서도 글로벌 공급망이 교란되면서 각국 생산이 차질을 빚고 있다. 특히 코로나19가 중국, 중국 내에서도 중요 부품 생산기지로 알려진 우한 지역에서 발생하고 확산된 것은 세계경제로서는 참으로 불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소비와 생산이 둔화되면서 중간재 및 최종재 수출입이 덩달아 위축되고 있다.
또한 코로나19는 불안심리 확산을 통해 경제주체들의 심리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실제로 한국은행 인천본부가 얼마 전 발표한 2월 중 소비자심리지수와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보면, 조사기간이 2월7~17일까지로 우리나라에서 확진자가 급증하기 시작한 2월20일 이전인데도 소비자심리지수는 이미 큰 폭 하락하였고, 기업경기실사지수는 수출기업들에서 하락폭이 특히 크게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진자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기간을 포함할 경우 이들 심리지수는 더욱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내수경기가 코로나19로 인해 더 한층 가라앉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는 내수경기 활성화 및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다양한 대책 및 추경 편성을 추진하고 있고, 한국은행도 얼마 전 코로나19 피해업체에 대한 금융지원을 위해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를 25조원에서 30조원으로 확대하였다. 증액된 5조원은 관광, 외식, 유통 등 서비스업 영위 중소기업, 중국으로부터 원자재·부품 조달 및 대중국 수출 등에 애로를 겪는 중소제조업체를 대상으로 하되, 이중 4조원이 지방소재 기업 지원에 쓰일 예정이다.
금융중개지원대출제도는 한국은행이 가진 미시적 정책수단으로 금융기관들이 중소기업들에게 대출을 보다 많이, 보다 저렴한 금리로 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이번 한도 증액을 통해 코로나19로 피해를 보고 있는 지역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의 자금사정이 개선되고 이자 부담도 경감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인천경제는 2018년부터 전국에 비해서도 부진한 경기흐름을 보이고 있던 차에 코로나19라는 큰 악재가 터져 올해 경기흐름도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지금은 감염병으로부터 지역사회를 지켜내고 그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이 시민들의 건강은 물론 인천경제의 기초체력을 지키는 데 있어서도 핵심사안임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즉 현재로서는 당면한 위기를 지역민이 합심하여 극복하고 코로나19로 타격을 받고 있는 경제주체들의 애로를 완충해 주는 것이야말로 최선의 경기지지 정책인 것이다.
/김현정 한국은행 인천본부 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