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 신도 전수조사 "간적 없다"
경기도 명단 교차확인 거짓 들통
확진 전날까지 손님들 '밀접접촉'
인근상가 상인 불안감 휴업 속출
인천 부평구 코로나19 확진자 A(48·여)씨가 지난달 신천지 예배에 참석한 뒤 2주 넘게 자신이 운영하는 피부관리숍에서 영업을 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A씨가 '슈퍼전파자'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또한 보건당국의 방역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 A씨 '슈퍼전파자' 가능성
A씨는 지난달 16일 신천지 과천 예배에 참석했다. 이후 17일부터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지난 2일까지 자신의 피부관리숍에 출근해 손님들을 대상으로 직접 마사지를 하는 등 영업을 했다.
A씨는 영업장에 출퇴근하면서 가래와 인후통 등 증상을 느꼈다고 보건당국에 진술했다.
A씨는 이 기간 병원과 약국 방문 이력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A씨가 피부관리숍에서 얼마나 많은 손님과 접촉했는지 현재로선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슈퍼전파자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보건당국은 A씨 영업장 방문자 리스트, 카드 결제내역 등을 분석 중이다.
부평구 관계자는 "주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현재 A씨 영업장을 방문한 사람들을 파악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A씨의 피부숍을 여러 사람이 다녀갔을 가능성이 큰 만큼, 현재 방역 작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했다.
■ 아쉬움 남는 당국 대처
A씨는 인천시가 신천지 측으로부터 받은 인천지역 거주 신도 명단에 포함돼 있었다.
명단을 전달받은 부평구는 지난달 27~28일 신천지 신도에 대한 전수조사 과정에서 A씨와 연락이 닿아 대구나 과천 등을 찾은 경험이 있는지 물었다. A씨는 "방문한 적이 없다"고 했고, A씨에 대한 검체 검사는 후 순위로 밀렸다.
하지만 A씨의 진술은 지난 2일 인천시가 경기도로부터 받은 신천지 과천 예배 참석자 명단을 확인하면서 거짓으로 드러났다. A씨는 인천시의 확인 직전까지 피부관리숍을 운영해왔다.
인천시 관계자는 "A씨의 동선을 조금 더 일찍 파악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앞으론 인천지방경찰청과 협조해 대상자 휴대전화 GPS, 카드 사용내역 등을 더욱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 커지는 불안
A씨의 영업장이 있는 상가에서 영업 중인 상인들의 불안감은 커질 대로 커진 상태다. 피부관리숍 건너편에 있는 약국과 인근 음식점들은 이미 문을 닫았다.
확진자의 피부관리숍과 통로를 사이에 두고 바로 맞은편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이민국(55)씨는 "확진자 발표 전인 이른 아침부터 피부숍 사장이 코로나19 확진자니 조심하라는 전화를 40통 넘게 받았다"며 "당장 문 닫고 집에 가고 싶은데 옷 찾으러 오는 손님들이 헛걸음 할까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2층에서 이발소를 운영하는 강봉식(72)씨는 "30년간 이곳에서 영업하면서 이런 일은 처음"이라며 "가족들이 안전상 이유로 일하는 것을 만류해 당분간 쉴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