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30401000269700013921.jpg
2019년 12월~2020년 2월 전지구 기압계 모식도 /수도권기상청 제공

지난 수도권 겨울은 기상 관측 역사상 가장 따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변화가 진행 중인 탓에 춥지 않은 겨울이 됐다는 분석이다.

수도권기상청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기상을 분석한 결과 수도권 평균기온이 1.7도로 기상관측을 시작한 1973년 이후 가장 높았다고 4일 밝혔다. 평년(1981~2010년)보다 2.6도 높은 수준이다. 최저 기온도 영하 2.3도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최고기온은 6도로 역대 2위였다.

기상청에 따르면 12월과 2월에 추위가 몇 차례 찾아왔지만 짧아서 대부분 기간의 기온이 평년보다 높았다. 특히 1월은 따뜻한 남풍이 수도권에 잦게 영향을 끼쳐 고온현상이 나타났고, 이에 따라 가장 적은 한파 일수(아침최저기온이 영하12도 이하인 일 수)를 기록했다.

고온의 원인으론 세 가지가 꼽혔다. 먼저 시베리아 지역으로 따뜻한 남서풍이 자주 유입되면서 고온현상이 발생했고, 우리나라에 추위를 부르는 찬 북서풍이 약했다. 또 겨울에 발달하는 극 소용돌이(찬 저기압)가 강해 북극의 찬 공기를 가뒀다. 마지막으로 아열대 서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높아 우리나라로 따뜻하고 습한 남풍기류가 유입됐다.

기온이 높아 눈 대신 비가 많이 내렸다. 3개월 간 총 강수량은 135.6㎜로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후 가장 많았다. 남쪽 고기압과 중국 남부의 저기압 사이에서 남풍이 형성돼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자주 유입했기 때문이다. 반면 눈은 적게 왔다. 찬 북서기류에 의한 눈구름대가 잘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