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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태 정치2부(서울) 차장
'코로나19'가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국내 확진자 수가 8일 0시 기준 7천134명에 달한다. 국민의 관심이 '코로나19'에 쏠리자 신문과 방송 등 모든 언론의 기사도 코로나로 도배되고 있다. '확진 비상', '병상 부족', '기업 위기' 등 사회·경제분야 모든 이슈가 '코로나19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는 모습이다. 실상이 그렇다. 지역사회는 이미 '셧다운' 상태다. 마스크 한 장 구하자고 수십m를 늘어선 줄 만큼 문을 닫는 상점이 늘고, 실적 부진의 늪에 빠진 기업들의 아우성은 커져만 가고 있다.

그야말로 '국난'이다. 하지만 역사를 돌이켜볼 때 국난이 덮칠 때면 늘 희망도 그 크기를 불려갔다. 지금도 그렇다. 사회 각계각층에서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힘을 모아 슬기롭게 대처하자고 강조한다. 대구·경북을 찾은 자원봉사자, 어려운 소상공인의 임차료를 낮춰준 건물주 등 사례는 넘쳐난다.

이처럼 국난에도 희망을 잃지 않는 국민이, 아이러니하게도 정치권에는 '희망'의 눈빛조차 주지 않는다. 불신만 남은 듯하다. 왜일까? 국정을 논할 국회의원 300명을 뽑는 총선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관심도 없다. 왜일까?

얼마 전 만난 한 택시운전자는 "코로나19가 우리를 병들게 하는 바이러스라면, 정치인은 국민에게 상처를 주는 혐오의 바이러스를 퍼트리는 전파자"라고 비약했다. 또 다른 시민은 "그들이 던지는 막말이 혐오를 조장했고, 그들만의 정쟁이 정치로부터 관심을 멀게 했다"고 성을 냈다.

이들은 선거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낙하산 공천이니, 진흙탕 싸움이니 하는 것들이 이 시국에 국민의 안전보다 중요한 것이냐"고 따졌다.

물론 그들의 말이 정답이라고 할 순 없다. 그러나 "이럴수록 국민은 정치를 멀리할 게 아니라 참된 정치인을 뽑아 국정을 맡겨야 하는 것 아니냐"고 정치권은 반박하지 못할 듯하다.

이것이 바로 '민심'이라서다. 정치권은 민심으로부터 스스로를 격리시킨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때다. 민심이 삐뚤어졌다고 생각하면 그것을 되돌리는 것도 정치권의 몫이다.

/김연태 정치2부(서울) 차장 kyt@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