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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전국 학교가 개학이 2주 연기 된 가운데 한 초등학교 관계자가 학교 입구에 개학 2주 연기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코로나19 확산으로 빚어진 초유의 개학연기 사태에 많은 학생과 학부모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휴업으로 개학이 3주 늦어지면서 학습 공백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휴업 기간을 어떻게 의미 있게 보내야 할지 학부모·학생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인천시교육청이 추천한 3명의 초·중·고 현직 교사로부터 이에 대한 조언을 들어본다.

■손보경 인천동암초등학교 교사, "부모와 함께하는 독서, 줄넘기 등 추천"

휴업으로 학생과의 첫 만남이 계속 늦어지고 있다. 아이들이 선생님을 만나지 못하는 대신 각 가정에서 부모님이 선생님 역할을 어느 정도는 해 주셔야 한다. 부모님께서 학교나 담임교사가 보내주는 알림이나, 메시지에 귀를 기울이고 선생님의 요구대로 따라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각 학교는 매일매일 조금씩 휴업기간 집에서 학습할 수 있는 것을 정리해 학교 시간표와 비슷한 계획표를 만들어 배포했다.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는 과제들이 함께 안내돼 있다. 담임선생님들이 별도의 과제를 주는 경우도 있는데 모두 재미있고 필요한 것들이다. 귀찮을 정도로 많은 안내 메시지가 학생과 학부모에게 가고 있을 것이다. 번거롭더라도 이를 '클릭'하려는 부모님과 학생의 의지가 중요하다. 이 정도만 차근차근 소화해 나가도 학습 공백으로 인한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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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개학이 연기 된 가운데 2일 오전 수원시 한 초등학교에 긴급돌봄을 신청한 학생이 교실에서 독서를 하고 있다.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1학년 신입생 학부모의 걱정이 특히 많을 것 같다. 1학년은 '학교와 친해지기'가 가장 중요한데, 학교 현장에서 이뤄져야 할 것들이 많다. 집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은 별로 없다고 보면 된다. 학습 공백으로 인한 부담은 느끼지 않아도 된다. 가정에서 큰 욕심 부리지 말고 책상 앞 의자에 앉는 연습 정도만 하겠다고 마음먹는 것이 좋다.

야외 놀이가 어려운 만큼 집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이 필요하다. 특히 독서가 중요한데, 그렇다고 해서 인파가 몰리는 서점에 가서 굳이 새 책을 살 필요는 없다. 평소 읽어왔던 책을 다시 활용하면 된다.

저학년은 부모가 책을 직접 읽어주는 방법을 추천한다. 읽어주기 힘든 경우라면 어린이 전문 포털사이트나 유튜브 등에 그림책이나 동화를 목소리로 읽어주는 콘텐츠를 쉽게 찾을 수 있는데, 이러한 것들을 활용해도 된다. 공공도서관에서 그림책 전자책을 제공해주기도 한다.

바깥 활동을 못 하는 대신 실내 체육 활동을 해야 한다. 신체활동이 부족해지면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받는다. 아이와 부모가 함께할 수 있는 짝체조 등을 같이 해보면 정말 재미있다. 사람이 많지 않은 집 앞에서 줄넘기하는 것도 부족한 야외 활동을 보충할 수 있는 요긴한 방법이다. 줄넘기하는 방법도 다양하게 있으니 자녀와 함께 해보는 것도 좋다. 리코더, 하모니카 같은 쉽게 배울 수 있는 악기를 다뤄보는 것도 집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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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학습지원 사이트를 한 데 모아놓은 인천교육플랫폼. /인터넷 캡쳐

■ 이승순 부평서중학교 교사, "인천교육플랫폼 활용, 자녀와 함께 대화를"

학교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학생·학부모에게 안내하는 사항들을 꼼꼼하게 확인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직접 얼굴을 보진 못했지만, 선생님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학생과 연락을 취하고 있으니 부모님들께서 이러한 점을 알고 계셔야 한다. 

개별 교과목 선생님들이 과제를 내주기도 하고 때에 따라 개학 후 잘 이행했는지 확인하는 과목도 있을 것이다. 불가피한 휴업 시기이니 학교에 다니고 있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학교와 선생님의 지시를 따라줘야 한다. 자녀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부모님들이 옆에서 도움을 주는 것이 중요한 시기다.

인천시교육청이 최근 학생들이 자기 주도 학습을 할 수 있는 온라인 학습사이트를 안내해줬다. 인천시교육청이 운영하는 '인천교육플랫폼(http://edu-p.ice.go.kr)'에 접속하면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회원 가입과 같은 번거로운 절차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도 있다. EBS에서도 온라인 수업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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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가 운영 중인 온라인 클래스. /인터넷 캡쳐

자녀들이 집 밖에서 친구들과 교류하는 시간이 줄어드는 대신 집 안에서 카카오톡과 같은 온라인 메신저를 통해 접촉하며 대화하는 시간이 많아지고 있을 것이다. 부모님들이 어느 정도 개입을 해 SNS에서의 지켜야 할 예절 등에 대한 생활지도를 해주시는 것이 좋다. 온라인 대화가 늘어나면서 다른 온라인상 생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의 여지도 있다. 좋은 친구가 되기 위해서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행동에 대해 부모님이 얘기해주자.

부모님들이 자녀와 우리 사회와 관련된 문제를 두고 이야기해보는 '밥상머리' 교육을 할 좋은 시기이기도 하다. '코로나19' 사태에 관련된 신문, TV 뉴스를 보고 이야기해보는 것도 좋은 기회다. 환경, 보건 분야 등 지금 굵직굵직한 사회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는 '코로나19'를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다른 나라들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그 나라의 대처는 현명했는지 이러한 것들을 살펴보고 부모 자녀가 함께 토론해보는 것이야말로 살아있는 '세계시민교육'이다. 답답하고 힘들겠지만, 부모 자녀가 대화를 많이 할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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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 정보를 알아볼 수 있는 진로정보망 커리어넷. /인터넷 캡쳐

■ 강희영 인천송천고등학교 교사, "진로 탐색 기회, 예습도 중요"

학생들이 규칙적인 생활 리듬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과에 대한 대략적인 계획을 세우고 조금씩이라도 실천하려고 노력해보자. 오전 9시, 오후 1시 정해진 시간에 아침·점심을 먹고, 게임을 하루 2시간 이내로 줄이겠다는 규칙을 만들어 지켜보자. 

하루 30분 이상 가까운 실외에서 햇볕을 쬐거나 운동을 하고, 날짜를 정해 책상을 정리하거나 옷장, 방 청소도 해보자. 사실 규칙적으로 생활한다는 것이 어른들도 힘든 것이다. 실패하지 않으려면 부모와 자녀가 합의해 지킬 수 있는 선에서 규칙을 만들고 학생 스스로 지키게끔 부모가 응원해 주는 방식이 좋다.

등교하면 하기 힘든 것들을 해보는 시간으로 삼자. 진로와 연관된 정보를 검색하거나, 관련 독서활동, 진학 관련 정보 탐색 등의 활동 시간을 보내보자. '커리어넷'(www.career.go.kr)과 같은 진로 정보 사이트를 추천한다. 집에서 장래 희망과 관련한 독서 활동도 하면서 기록을 해두는 것도 나중에 진학을 앞두고 도움이 된다. 

특히 고교 2·3학년은 각 대학 입학 홈페이지에서 2021학년도와 2022학년도 대입 전형에 대한 정보를 미리 찾아보는 것도 매우 유용하다. 실제 등교가 시작되면 학교생활과 과제와 평가, 학원 수업 등으로 진로 탐색에 쏟을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진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는 지금과 같은 시기에 진학 관련 정보를 미리 찾아둔다면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세우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교과서를 받은 학생들은 미리 살펴보는 것도 좋다. 개학 후 짧은 시간에 많은 학습량을 소화해야 하고 바로 수행 평가 등이 시작될 수 있다. 이 시기 미리 교과서를 넘겨보며 목차를 살펴보고 단원별 핵심 내용과 개념 등을 눈으로 익혀두며 무엇을 배울 것인지 미리 살펴보는 것이 좋다. 흥미와 동기를 높일 수 있다. 교과서별로 인터넷에서 학습지원 자료를 제공하기도 한다.

공부만 할 수는 없는 법. 바둑·장기·체스 같은 브레인 스포츠나 모노폴리 같은 보드게임을 하며 놀아보는 것

담임선생님과 학교에서 SNS와 메신저 등으로 지속해서 공지사항과 학습 자료를 전달하고 있는데 이를 꼼꼼히 챙기는 것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에 동참하고 개인위생 수칙도 잘 지키면서 보내자. 국가적인 위기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은데, 자기 스스로 공부하고 문제를 해결해가는 경험을 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을 해 볼 기회이기도 하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