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교육·체험학습·공작실 등
시설 비좁아 설치비율 절반 불과
방과후과정·진로상담 교사 부족

복식학급 비중 벽지 갈수록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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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 학교는 다양성을 강조한 최근의 교육 추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는 낙후된 학교 공간과 다양한 교사 수급의 어려움에서 비롯됐다.

이들 학교는 학생 수가 적어 1인당 물리적 교육 자원 확보율은 높지만, 시설이 오래돼 적재적소 필요한 공간의 활용이 어렵다.

경기도교육연구원이 연구한 '경기도농어촌학교 실태와 발전방안'을 살펴보면 농어촌 학교 내 다양한 학교 공간 현황을 조사한 결과 과학실, 음악실 등 교과와 관련된 특별교실은 93%로 비교적 잘 돼 있었지만, 학생자치실은 72.8%, 학부모 상주실 62%, 교사휴게실은 55.9%에 불과했다.

스마트교육 또는 SW융합교실도 51.2%, 체험학습장이나 공작실은 23.5% 밖에 설치되지 못했다. → 표 참조

특히 도서벽지 학교는 이 같은 공간을 확보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워낙 공간이 부족해 학습과 관련된 공간을 우선적으로 확보하는 데 노력하고 있었다.

실제 경기 북부의 한 중학교 교사는 "수십년 전부터 두반씩이었다. 대도시 학교는 원래 학급이 많으니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유휴공간이 생기고 그걸 다양한 형태로 활용하면서 교육여건을 좋게 바꾸는데, 시골학교는 옛날부터 딱 두반씩 밖에 없어서 자치실 이런걸 만들 공간이 안나온다"고 토로했다.


교사 수급도 문제다. 방과후 과정을 담당할 시간강사를 구하기 어려운 것은 물론, 진로상담, 사서 등 전문교사들도 구하기 힘들다.

실제로 농어촌지역 학교를 대상으로 교육과정 운영의 어려움을 조사한 결과 '방과후 강사 채용의 어려움'이 62.9%로 가장 높았고, 교사들의 높은 행정업무 부담이 59.6%, 상담 및 사서교사 등 다양한 교사인력의 부족이 56.8%로 그 뒤를 이었다.

또 문화예술, 체육 등 지역 교육자원 부족도 51.6%가 어렵다고 답했다.

학생 수가 적다보니 복식학급 운영도 비일비재하다. 복식학급은 두 학년 이상을 묶어 교육하는 방식인데, 교육과정 구성에 있어 교사들의 고충이 심했다.

경기도 전체 복식학급은 3.6%인데, 농어촌 지역은 5.3%로 훨씬 높았고 면지역은 6.7%, 도서벽지는 10.4%에 달했다.

이런 현실 속에서 농어촌 지역 학교들은 직접 나서 자구책을 마련하는 양상도 보인다. 규모가 작을수록 학교 간 공동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았다.

대부분 스스로 필요에 의해서다. 체육 등 공동행사를 개최하거나 체험학습 운영 등을 함께 진행했다. 특히 전문적 학습공동체, 동학년 동교과 협의회 등 교사들 간 교류가 도시지역보다 훨씬 활발하게 자발적으로 이뤄지고 있었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