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직항줄어 외국화주 '수요 집중'
이달 첫째주 물량 전년比 5.4%↑
車부품등 해상대신 항공 선택도
코로나19 영향으로 인천국제공항 여객 수는 많이 감소했지만, 최근 화물 물동량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에도 인천공항의 화물 물동량이 증가한 이유는 뭘까.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가 중국과 연결된 항공 노선을 줄이면서 인천공항의 항공화물 네트워크로 화물 운송 수요가 몰렸다. 해상 운송 수요 일부가 항공으로 전이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9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달 1~8일 인천공항 화물 물동량은 6만4천758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만1천411t)보다 5.4% 증가했다.
올해 1~2월 물동량도 42만7천784t으로, 전년 동기(40만315t) 대비 6.6% 늘었다. 인천공항 화물 물동량이 올해 초부터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코로나19 영향으로 여객기 운항 편수가 50% 이상 감소한 3월에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항공 화물은 화물전용기를 이용하거나 여객기 하부에 싣는 '벨리 카고(Belly Cargo)' 방식으로 운송한다. 여객기로 처리한 화물은 인천공항 전체 물동량의 약 40%를 차지한다.
여객기 항로가 화물전용기보다 다양하기 때문에 '벨리 카고' 방식은 확산하는 추세다.
인천공항의 3월 첫째 주 여객기 운항 편수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50% 이상 감소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한국인 입국을 금지 또는 제한하는 나라가 많아지면서 운항 취소가 잇따르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여객 수는 80% 이상 줄었다.
여객기 운항 편수가 줄면 물동량도 감소하는 게 일반적인 일이지만, 이번의 경우 다르다.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화물이 인천공항을 통해 중국으로 운송됐다는 분석이다.
중국 직항 노선을 통해 화물을 옮겼던 외국 화주들이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이 생기자, 화물을 중국 노선이 다양한 인천공항을 경유하는 방식으로 운송했다는 것이다.
인천공항의 촘촘한 항공 네트워크가 물동량 증가세를 이끈 셈이다. 인천공항은 해외 150개(여객기 기준) 도시와 연결돼 있다.
화물전용기는 인천공항과 78개 도시를 오간다. 중국 노선이 가장 많다. 여객은 중국 내 35개 도시, 화물은 15개 도시와 연결된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여객기 노선 대부분은 운항이 중단됐으나, 화물전용기 노선은 그대로 운영 중이다. 여객기에 싣지 못한 화물을 화물전용기로 운송해 여객기 운항 중단으로 인한 물동량 감소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중국 춘절 연휴와 코로나19 사태로 제품 제조·판매 일정에 차질을 빚게 된 기업들이 해상 운송보다 빠른 항공 운송을 선택한 것도 인천공항 물동량 상승세에 영향을 줬다.
자동차 부품의 경우 평소 같으면 컨테이너 선박으로 옮겼을 제품인데, 지난달부터 항공기를 이용한 운송이 늘었다는 게 인천공항공사 설명이다.
하지만 인천공항의 화물 물동량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코로나19 사태로 세계 경기가 장기 침체 국면으로 접어들면 물동량도 감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인천공항공사는 긍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여객 수는 크게 줄었지만, 화물 물동량은 그동안 구축한 네트워크 덕분에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코로나19가 조기 종식된다면 인천공항 물동량 증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