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원은 '가면을 쓰는 인격'을 의미
개인 무시 획일행동 강요 갑질 행태
딱 선동 정치인·무책임 사이비교주
파멸전에 균형잃은 마스크 벗을때

인간의 이중성과 자아분열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소설 '지킬박사와 하이드'는 연극과 영화로도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다. 겉으로는 체면을 차리면서도 속으로는 욕정으로 가득한 인간의 사회적 위선의 두 얼굴을 다루었다. 낮에는 선한 이미지의 지킬박사로 밤에는 악의 하이드로 변한다. 선과 악이 공존하며 갈등하는 인간의 내면세계를 잘 그린 작품이다. 우리는 가끔 정치인이나 연예인, 기업인 등 유명인들이 대중이 가진 이미지와 전혀 다른 사건으로 뉴스를 접할 때 크게 실망하며 지킬과 하이드를 떠올린다.
분석심리학의 창시자 융은 인간의 내면의 세계인 자아가 페르소나와 동일화되는 것을 '팽창'이라고 했다. 이것이 지나치면 남들에게 투사하여 같은 구실을 하도록 강요한다. 권위 있는 자리에 있으면 자신의 지배하에 있는 사람들의 생활을 비참하게 만들기도 한다. 자신의 페르소나를 자녀에게 투사하여 불행한 결과를 낳기도 한다. 개인의 행위에 관한 풍습과 법률은 집단적인 페르소나의 표현이며 이것은 개인의 욕구를 무시하고 획일적인 행동기준을 집단 전체에 강요한다. 과거 히틀러와 일본이 저지른 전쟁범죄는 명백한 집단 페르소나의 강요의 불행한 결과이다. 한심하게도 정상이 아닌 정신병자들에게 상당기간을 국가의 국권은 물론 인간의 기본권인 인격권과 생명권 그리고 재산권을 몽땅 유린당하기도 했다.
인간의 이런 나쁜 유습들이 근래에는 직장 내 괴롭힘인 '갑질'로 우리 사회에 악질적으로 번지기 시작했다. 개인의 역량과 조직의 힘을 혼동하여 자신만이 잘난 줄 알고 직원을 자기 하인 부리듯 함부로 대하는 기업의 갑질 경영자들, '을'이라면 손윗사람에게도 반말을 한다. 배경설명 없이 무조건 따르기만을 강제한다. 갑의 우월적 지위를 십분 활용하여 여성들을 괴롭히는 성폭행과 성희롱, 국민을 우습게 아는 갑질 정치인과 국회의원들, 요즘에는 직장에서 무급휴가를 강요하는 코로나19 갑질까지 생겨났다.
페르소나는 개인이 겉으로 보이는 탈이며, 사회에 받아들여지기 위해 좋은 인상을 주는 것을 목적으로 삼고 있다. 바로 대세에 순응하는 인격의 원형이다. 모든 인간성의 원형들은 개인과 민족에 유리한 것이어야 한다. 페르소나는 인간의 생존을 위해 필요한 원형이다. 그것에 의해 우리는 못마땅한 사람도 포함해서 남들과 우호적으로 잘 지낼 수가 있다. 인간의 내면에는 선과 악이 함께 존재한다. 선한 본성을 함양하고 악한 본성은 경계하고 틈을 주지 말아야 한다. 한번 빠져버린 악에서 탈출하여 선으로 이르기는 매우 힘든 일이다.
지금 코로나19 사태를 지켜보며 모두가 불안하지만 곧 극복하리라는 희망과 용기로 대처해 나가는 방역당국과 슬기로운 국민의 반대편에서 이 난국을 분열시키고 선동하여 오로지 한 표 얻으려는 얄팍한 못난 정치인, 끝까지 정체를 숨기고 소나기만 피하고 보자는 사이비종교와 교주, 부화뇌동하는 가짜뉴스, 마스크 사재기 장사치, 이들 균형을 잃은 페르소나의 소유자들을 보면 정신병자들의 아비규환을 보는 듯 흉측하다. 하이드를 통해서 자신의 내면의 악을 표출하며 희열감을 느끼다가 문제가 크게 발생하고 지킬과 같이 파멸에 이르기 전에 거추장스럽고 균형 잃은 마스크를 벗어 던지자! 그리하여 맑은 공기를 호흡하며 사랑하는 사람들과 진한 인간미를 다시 느끼는 좋은 시절을 앞당기자! 지금 뭣이 중헌디?
/이세광 콘테스타컨설팅 대표·한국조직문화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