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1101000711800032991.jpg
지난 2017년 인천 소래포구에서 꽃게를 포구에 내리는 모습. /경인일보 DB·임순석기자

국내 젊은 사람 구하기 힘들어
어민들, 베트남 의존도 높은데
항로 끊겨 한국 입국지연 암초
봄 조업 앞두고 일손부족 우려

봄철 꽃게잡이 철(4~6월)을 앞둔 연평도 어민들이 코로나19 여파로 외국인 선원을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외국인 선원들이 국내에 입국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한국 입국을 꺼리는 이들도 있다.

연평도에서 꽃게·주꾸미 등을 잡는 선장 유모(61)씨는 최근 주꾸미 조업을 시작했지만 일손 부족으로 걱정이 크다. 3월 초까지 입국해야 할 베트남 선원 4명이 모두 한국에 들어오지 못했다.

국내에서는 섬에서 숙식하며 배를 타는 젊은 선원을 구하기 어려워 주로 베트남 등지의 외국인 선원을 고용하고 있는데, 코로나19로 베트남~한국 항로가 끊기면서 문제가 생겼다.

유씨는 "지금이라면 연평도에 외국인 선원이 100명은 더 있어야 하지만 30명 정도밖에 없어 꽃게 조업 시기가 닥치면 일손이 크게 부족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선장 성모(53)씨도 3월 중순까지 오기로 했던 베트남 선원 2명을 아직 배정받지 못했다. 2월까지만 해도 중부고용노동청에 신청한 선원 2명을 배정받을 수 있다는 연락을 받았지만 최근 국내 코로나19 확산으로 이들의 한국 입국이 지연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성씨는 "기존에 근무하다가 잠깐 휴가차 본국으로 간 선원과 새로 오기로 한 선원 모두 한국에 입국하지 못한 것 같다"며 "가뜩이나 섬에서는 외국인 선원 구하기가 더 어려운데 코로나로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옹진군의 허가를 받은 연평도 꽃게잡이 어선은 모두 41척으로, 개인적으로 외국인 선원을 구하지 못하는 선주들은 중부고용노동청에 신청해 외국인 선원을 알선받고 있다.

특히 베트남 선원 비중이 높은데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베트남~한국 항로가 끊기면서 인력 수급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베트남 선원들은 태국 등 다른 나라를 통해 한국으로 입국하기도 한다고 어민들은 전했다.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관계자는 "늦어도 3월 말까진 입국할 수 있을 것으로 봤는데 늦으면 5월까지도 배정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며 "본격적인 조업철을 앞두고 다른 외국인 근로자 중 현장에 배치할 수 있는 인원이 있는지 확인해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