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뱃길 카라반2
계양구 장기동 경인아라뱃길 인근 다남공원 주차장에 캐러밴이 주차돼 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

아라뱃길 주변 무료주차장 점유
공간 장기간 차지… 시민들 불편
강제견인 어려워… 계도활동 뿐


인천 경인아라뱃길 주변 무료 공영주차장에 주차된 캠핑용 캐러밴이 주민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캐러밴이 주차 공간을 장기간 무단 점유하고 있기 때문인데, 관계 당국은 뚜렷한 대책마저 내놓지 못하고 있다.

19일 오전 찾은 경인아라뱃길 인근 계양구 다남공원 주차장. 주차돼있는 차량 21대 중 10대가 캠핑용 캐러밴이었다. 주차된 대부분 캐러밴에는 인기척이 없었다. 그중 한 대에서만 가족단위로 온 사람들이 머물고 있었다.

맞은편 서구 아라파크웨이 공영주차장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30면으로 구성된 주차장 중 7면에는 캐러밴이 자리 잡고 있었다. 7.8m 길이의 캐러밴 한 대는 대각선으로 주차해 3개 면을 차지하고 있었다.

주민들은 "캐러밴 소유자들이 무료 공영주차장을 자기 집 주차장처럼 사용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서구 경서동 주민 이모(48)씨는 "처음에는 하루 정도 캠핑하는 줄 알고 그러려니 했는데 올 때마다 똑같은 캐러밴이 같은 위치에 주차하고 있다"며 "주말에 꽉 찬 주차장에 장기간 주차돼 있는 캐러밴이 있는 것을 보는 데 확실히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가족끼리 차를 가지고 놀러 오면 주차 라인에 캐러밴들이 있어서 주차할 곳이 모자라 주차장에 주차를 못한다"며 "아라뱃길을 가족과 친구끼리 와서 편하게 주차하고 놀 수 있게 관리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캐러밴은 자동차에 매달아 끌고 다닐 수 있게 만든 이동식 주택이다. 야외에서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면서 캐러밴 이용자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차종별 등록현황에 따르면 캐러밴이 포함된 '승합 피견인형' 차량은 지난해 627대로 2017년 389대, 2018년 517대에서 꾸준히 늘고 있다.

하지만 캐러밴은 일반 승용 차량보다 크기가 커 아파트 등 거주지에 적절한 주차공간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캐러밴 주차를 위해서는 개인 유료주차장 등을 찾아다녀야 하는데 일부 이용자들은 돈이 들지 않는 무료 공영주차장을 이용하고 있다.

아라뱃길 주변 무료 공영주차장을 운영·관리하는 한국수자원공사는 캐러밴 장기주차 문제를 해결할 대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는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무료 공영주차장의 경우 장기간 주차돼있는 캐러밴에 대해 강제 견인조치 등을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지속적인 계도활동을 펼치는 등 주차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