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판로 제한 '전방위 피해' 확산
인천TP 지원자금신청 130곳 달해
규모 확대·위약금 제공등 대안마련

인천의 운송 장비 전문 제조업체 A사는 이달 초 독일 쾰른에서 열리는 전시회에 참가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유럽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전시회가 취소됐고, 마케팅 활동이 중단된 A사는 10억원 가량 피해를 보게 됐다.

인천 남동구에 있는 전자·회로부품 제조업체 B사는 코로나19 사태로 40억원 정도의 손해를 입었다. 중국 내수 시장이 위축되면서 제품 수출이 중단됐다. 중국 내 은행 거래가 지연되면서 이미 납품한 제품의 대금도 받지 못했다.

국내 완성차 업체 2차 협력사인 C사는 모기업의 공장 가동률이 하락하면서 25억원 가량의 피해를 보았다고 한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인천 지역 중소기업들의 피해가 급격히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에는 중국과의 거래량이 많은 기업이 피해를 호소했지만,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 이후 전방위적으로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18일까지 인천테크노파크(이하 인천TP)에 경영안정자금 지원을 신청한 업체는 130개사에 달한다. 이들이 요청한 자금은 405억여원으로 이 중 약 275억원이 지급됐다.

인천TP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빗장을 굳게 걸고 있는 국가가 많아지면서 인천 지역 기업들의 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람 간 이동이 통제되면서 수출 계약과 마케팅 활동이 취소되거나 지연되는 일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기계 제작 업체들의 경영안정자금 지원 요청이 많이 늘었다고 한다.

기계 제작 업체는 전체 대금의 30%만 받고, 현지 공장에 가서 기계를 설치한 후 나머지 대금을 받는 경우가 상당수다.

인천TP는 경영안정자금 지원금 규모를 1천150억원에서 1천670억원으로 확대하고, 전시회 취소 등에 따른 위약금 해결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 중소기업이 부품 공급처와 수출 시장을 다변화할 수 있도록 지원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인천TP 관계자는 "경영안정자금에 대해 문의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경영안정자금) 신청 기업도 많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경영안정자금이 소진되면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통한 추가 지원을 인천시에 건의하는 등 중소기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