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시당 모두 1호 공약에 철도망
민주당, 신도시 주민 출·퇴근 공략
통합당, GTX 상실감 구도심 달래기
유권자 부동산 기대심 자극 밑바탕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인천지역 총선 1호 공약으로 철도망 확충을 내세우고 본격적인 공약 대결에 돌입했다.

철도라는 한목소리를 내기는 했지만, 민주당은 '광역 철도망', 통합당은 '내부 철도망'에 무게 중심을 두는 등 각자 지지기반을 공략한 맞춤형 전략을 짜고 있다.

민주당 인천시당은 지난 19일 1차 공약을 발표하고 지역별 광역 철도망 구축 계획을 내놓았다.

인천 남부권 공약에는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B 조기 착공, 제2경인선 신속 추진, 인천2호선 KTX 광명역 연장사업 등이 포함됐고, 서북부권은 서울7호선 조기 개통, 서울5호선 검단 연장, 서울2호선 청라연결, 공항철도~서울9호선 직결 등이 담겼다.

끝으로 구도심 공약으로 순환전철, 제2공항철도 신설을 들고 나왔다.

통합당 인천시당도 앞서 지난달 17일 1차 공약 발표를 했는데 "교통인프라 확충을 통해 구도심의 가치를 높이겠다"며 철도 공약을 1번으로 삼았다. 경인전철 지하화 사업을 추진해 철도로 인한 구도심 단절을 해소하겠다고 했고, 도심을 순환하는 인천지하철 3호선을 건설하겠다고 했다.

또 인천역~동구~부평~인천대공원을 잇는 트램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신도시 중심의 철도망을 구도심과 연계한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의 철도공약은 대부분 연수구·남동구·서구 지역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 주민을 위한 사업이다. 그래서 이번 철도 공약의 제목이 "인천시민의 출·퇴근 시간 1시간을 돌려드리겠습니다"이다. 지하철을 타고 서울로 출퇴근하는 신도시 주민들에 강한 인상을 줄 수 있는 공약이다.

통합당의 철도공약은 중구와 동구, 미추홀구 등 전통 지지기반인 구도심 주민의 표심을 노리고 있다. "철도 인프라 확충으로 균형발전을 이루겠다"는 게 이번 공약의 핵심 전략이다. 이른바 GTX-B 소외지역인 구도심 주민의 상실감을 내부망 확충으로 극복하겠다는 거다.

여야의 같은 듯 다른 철도 공약은 주거 환경의 개선과 지역 발전을 명분으로 하고 있지만, 그 밑바탕에는 공통으로 유권자들의 '부동산 기대 심리' 자극이 깔려 있다.

철도사업의 추진 여부에 따라 집값이 들썩들썩하는 상황에서 정치권이 앞다투어 장밋빛 철도 공약을 들고 나왔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가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고 나섰지만, 정작 정치권이 부동산 투기 심리를 부추기는 공약을 내놓은 셈이다.

각 사업별로 최대 수조원에서 적게는 수천억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비용이 들지만, 재원 마련이나 경제성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뒷전인 채로 일단 내놓고 보자는 식의 '묻지마 공약'에 그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