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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2017년 10월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롯데지주 출범 기념식에서 깃발을 흔들고 있다. /롯데그룹 제공

檢수사·경제민주화 영향
호텔롯데 상장서 급선회

계열사 투자부문만 '합병'
순환출자 고리 대폭 개선
케미칼 매입 '안정성'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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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체제 출발의 첫 과제는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이었다.

난마처럼 얽힌 순환출자 해소와 '일본 기업' 논란을 종식시키는 것이 시급해 당초에는 일본계 주주비율 99%인 호텔롯데를 2017년 내에 상장시켜 그룹 지배구조를 개편할 예정이었으나 검찰과 특검 수사로 2017년 상장이 곤란해지면서 지주회사 설립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 롯데지주 설립


또한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 경제민주화 분위기가 거세질 수도 있어 이에 대비한 사전 포석이기도 했다.


첫 작업은 2017년 4월 26일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4사가 이사회를 동시에 개최한 것이다.

각 사를 투자회사와 기존 사업을 영위하는 사업회사로 분할한 뒤 투자회사들만 합병하기로 의결했다. 4사는 계열사 지분을 교차 보유하고 있어 지주회사를 설립하면 얽히고설킨 순환출자 고리 상당부분이 해소될 예정이다. 순환고리 수는 롯데쇼핑 63개, 롯데제과 54개 등이었다.

사전작업을 거쳐 2017년 10월 12일 롯데제과를 모체로 한 롯데지주(주)를 설립했다.

주요 계열사인 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를 각각 투자와 사업부문으로 인적분할한 후 롯데제과 투자부문을 중심으로 합병해 지주회사로 전환한 것이다.

2018년 2월 롯데지알에스, 한국후지필름, 롯데로지스틱스, 롯데상사, 대홍기획, 롯데아이티테크와 2차 합병을 했다.

롯데지주는 자본금 4조8천800억원, 자산 6조3천500억원에 42개 자회사(해외 포함 138곳)를 품었다. 지주회사 전환을 통해 롯데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는 13개로 대폭 축소됐다.

그러나 이는 1차적인 단계로 중간지주회사에 불과하며, 추후 호텔롯데와의 합병을 통해야만 제대로 된 지주회사가 될 수 있다. 일본 롯데그룹이 지분 99%를 장악 중인 호텔롯데를 상장시켜 롯데지주에 합병하기로 했다.

>> 지배구조의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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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 신동빈 회장은 롯데지주의 보통주 10.5%와 우선주 2.3% 지분을 확보했다.

한국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27.2%, 롯데재단 5.0%, 신동빈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 4.5% 등을 합치면 신동빈의 우호지분은 51.7%이다.

반면에 신동주 SDJ 회장은 합병에 반대하며 4사 지분을 대부분 매각한 탓에 그의 롯데지주 지분은 0.3%에 불과해 롯데 내부에서는 "경영권 분쟁은 끝났다"고 평가했다. 2016년 10월 신동빈 회장이 경영혁신방안을 제시한지 꼭 1년만이다.

2018년 10월 10일 롯데지주는 2조2천300억 원을 투입해서 호텔롯데가 보유한 롯데케미칼 지분과 롯데물산 지분을 시간외 대량매매로 매입해서 롯데케미칼의 지분을 23.24%로 높였다. 롯데물산과 호텔롯데가 각각 최대주주와 2대 주주인 롯데케미칼은 그룹의 핵심적 현금창출원이다.

롯데지주는 롯데케미칼을 자회사로 두면서 한국 롯데그룹의 안정성이 높아졌다. 롯데지주는 보유하던 롯데건설 지분을 롯데케미칼에 넘김에 따라 '롯데지주 → 롯데케미칼 → 롯데건설'의 지배구조를 완성했다.

/이한구 경인일보 부설 한국재벌연구소 소장·수원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