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비 등 '공동비용' 부담이 원인
복잡한 전출입… 원가관리 잘안돼
'전국 네트워크망' 강화 필요성도
우정사업본부(이하 우본)가 재정 위기를 딛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려면 우체국을 통한 '전국 네트워크망'을 더 강화하고 비효율적 특별회계 구조의 개선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우본은 매년 금융·보험분야에서 2천억~3천억원의 수익을 내면서도 한해 2천억원 가까이 빠져나가는 우편사업 적자(3월 24일자 1면 보도)를 메우지 못하고 있다. 회계구조가 하나가 아닌 별개의 특별회계로 분류돼 있어서다.
이러한 회계구조는 오히려 적자인 우편 재정이 흑자인 금융·보험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일부 지원하는 모순까지 낳고 있다.
우본 공무원노동조합 관계자는 "우체국에서 3개 업무가 모두 이뤄져 시설비 등 공동 비용이 적지 않은데 이런 회계부문을 구체적으로 나누고 나면 우편이 금융·보험 재정 일부를 지원하는 꼴이 된다"며 "현재 회계구조가 우편 적자를 더 키워 같은 기관 내 금융·보험 재정과 괴리를 보이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 2018년 우정사업분야 연구를 진행하는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을 통해 이미 지적된 바 있다.
같은 해 연구원 발간물에 수록된 '우정사업 관련 특별회계 체계의 정책과제' 보고서에서 이원희 한경대 행정학과 교수는 "이질적 회계구조 탓에 복잡한 전출입 금액이 발생하고 있음에도 정작 원가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우본이 지닌 최대 강점인 전국 우체국 기반의 네트워크망을 더 강화해야 향후 지속가능한 발전도 가능하다는 방안도 이미 제시된 바 있다.
최한수 전 한국조세재정연구원(경제학 박사) 부연구위원은 "전국적 네트워크망은 우본의 경쟁력"이라며 "단지 비용절감만을 위한 아웃소싱(민간 위탁국) 확대가 아닌 네트워크망 등 핵심역량 보존의 중장기적 시야를 갖고 문제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우본 관계자는 "민간 위탁국이 전국 네트워크망 역할을 일부 지속할 예정이며 해 나갈 것"이라며 "회계구조 문제는 조정 필요성을 인지해 관련 부처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준석기자 joons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