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T 기반으로 '영상·도면' 전송
전문가가 현장에 안 가고도 조언
재난사고 발생시 2차 사고 예방
중앙과 상황공유·효율적 대처 가능
형식적 절차 탈피 획기적 문제해결

증명사진(한대희) (1)
한대희 경기도 안전특별점검단장
성수대교 붕괴사고(1994년 10월21일, 사망 32명), 삼풍백화점 붕괴사고(1995년 6월29일, 사망 501명, 실종 6명, 부상 937명), 서울 빌딩 기둥 붕괴 위험사고(2018년 12월11일)…. 수많은 인명피해를 냈거나 위험을 초래한 시설물 붕괴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우리는 일상 속 큰 불안을 느낀다.

매일 건넜던 다리, 자주 가는 그 건물이 우리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생각에 섬뜩해지기까지 한다.

이런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점검수단으로 사물인터넷(IoT) 활용, 재난취약시설 DB화, 웹 구축 등 다양한 첨단 정보기술이 최근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 1월 22일 행정안전부 주관 '2020년 첨단 정보기술 활용 공공 서비스 확산'을 위한 공모사업에서 '사물인터넷 기반 스마트글라스 활용 원격 안전점검 서비스'주관기관으로 선정돼 오는 5월부터 12월까지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1단계로 사업비 11억6천만원을 투자해 도내 15개 시·군에 시스템을 구축하고 2단계로 내년까지 나머지 16개 시·군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사물인터넷(IoT) 기반 스마트글라스 활용 원격 안전점검 서비스'는 스마트 글라스를 착용한 직원이 현장에서 시설물 위험요인 등을 둘러보면, 전문가 등이 현장에 나가지 않고도 촬영된 영상이나 도면의 이미지 등을 확인해 모바일로 실시간 안전대책 컨설팅을 해주는 사업이다. 이 사업이 필요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생활주변의 소규모 시설물은 선택과 집중 관리가 필요한데 스마트글라스는 이를 용이하게 해준다. 축대나 옹벽 등 수많은 소규모 시설물을 일일이 전문가가 점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때 스마트글라스로 간단히 1차 점검을 해 위험시설을 찾아낸 뒤 위험 해소 시까지 집중관리를 할 수 있다.

둘째, 재난사고 현장에서 긴급대응 필요시 원격으로 신속한 컨설팅을 할 수 있다. 재난관리책임기관인 지자체가 사고현장에 먼저 도착하면 전문가와 상호 영상공유로 긴급대응함으로써 재난의 확대 및 2차 사고 예방이 가능하다.

셋째, 시설물의 위험요인에 대해 빠짐없이 기록해 진행사항을 확인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전송하고 데이터베이스화해 유사한 문제 발생 시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한마디로 과거 이력을 통한 시설물 유지관리 계획수립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넷째, 현장요원(비전문가)이 보는 영상을 상황실에서 실시간으로 공유함으로써 점검에 필요한 정보제공 및 기술지도, 대형 재난사고 발생 시 중앙부처와 상황공유 및 효율적인 대처가 가능하다.

다섯째, 현장의 비전문가를 파견했을 때도 현장 내용의 사진이나 영상, 기타자료 등을 실시간으로 전문가와 공유해 신속 정확한 판단을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생활 주변 소규모 취약시설의 노후화 가속, 시설 수 증가, 상시근무 전문가 부족, 경기도의 넓은 지역적 한계를 해결할 수 있고 재난에 즉시 대응이 가능해 2차 사고 예방으로 도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또 원격 안전점검이 실시된 시설물 중 중대결함이나 지속적 유지관리가 필요한 시설은 센서를 부착해 변위 등을 상시 계측하고, 허용치 초과 시 위험을 관리주체에게 알려주는 시스템과 시설물 및 점검결과에 대한 추적정보 등 DB관리 기능을 추가로 구축함으로써 위험을 예방하는 역할도 할 것이다.

이런 스마트글라스를 활용한 원격 안전점검은 과거의 정성적, 개인적인 안전점검 수준을 탈피해 보다 첨단적인 안전기법을 적용해 객관적이고 신뢰성이 높은 점검이란 점에서 상당히 긍정적이라 평가할 수 있다.

이제는 형식적인 안전점검에서 벗어나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결함을 발견하고 해결함으로써 재난사고를 사전예방하는 점검이 정착돼야 한다. 스마트글라스 등 안전점검에 대한 기법을 개발·활용하고 데이터베이스(실명제 포함)를 통해 이력을 철저히 관리한다면 시설물 노후화에 대한 도민들의 불안감도 점점 해소될 것이다.

/한대희 경기도 안전특별점검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