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등 공장폐쇄 영향 본격화
"유동성 위기… 정부 적극 나서야"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4월 중 국내 자동차 부품 업계가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1일 자동차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자동차 업계의 코로나19 영향을 조사한 결과, 자동차 생산 차질과 수요 급감으로 자금 유동성 문제가 4월 둘째 주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기아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해외 공장 가동이 중단돼 차량 생산에 차질을 겪고 있다. 일부 완성차·부품 업체는 글로벌 부품 조달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해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부품 업체들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공장 폐쇄 등으로 지난달 매출이 20~30% 정도 줄었고, 이달부터는 감소 폭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체 2차 협력사인 인천 A업체는 원청업체의 생산가동률이 떨어지면서 25억원 정도의 손해를 입었고, 인천 B업체는 원청업체의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월 매출이 10억원 정도 줄었다.

해외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업체는 현지에서 생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부품을 신속히 수급하기 위해 항공 운송비를 추가로 지급하는 등 생산 비용이 늘어났다.

이에따라 이달 중순께에는 유동성 문제가 심각하게 두드러질 것이라고 자동차산업연합회는 설명했다.

자동차 업계는 정부에 긴급운영자금 지원, 기업어음 인수 지원, 법인세·부가가치세·개별소비세 납부 유예 및 감면 등 유동성 지원과 대출 상환 이자 유예, 해외 자산 담보 인정 등을 요구했다.

고용유지지원금 규모 확대와 요건 완화, 특별연장근로 인가 허용, 자동차 취득세 감면 및 개별소비세 감면 연장, 자동차 구매액 소득공제 10% 인정 등 소비 진작책 마련도 요청했다.

정만기 자동차산업연합회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국내 자동차 산업 생태계가 붕괴할 위험에 있다"며 "앞으로 몇 달 동안 글로벌 수요 급감을 내수가 대체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기업 유동성 공급이 현장에서 차질없이 이뤄지도록 현장 지도를 강화해 달라"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