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14141.jpg
사진은 인천시 서구 수도권매립지 내에 조성된 드림파크 골프장.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시민이용 늘린다며 추첨제 폐지
일반인 예약은 줄이고 주민 늘려
기관·특정단체 '청탁 부킹 해소'
SL공사 "한시적 조치 내년 축소"


일반시민 이용을 늘리겠다며 연 단체 추첨을 진행하지 않기로 한 드림파크 골프장(2월 3일자 7면 보도)이 오히려 지역 연 단체의 몫을 대폭 늘리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지역 단체 이용을 늘리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일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이하 SL공사) 등에 따르면 드림파크 상생협의회는 올해 모두 143개의 연 단체를 운영하기로 했다. 지난해에는 모두 191개의 연 단체를 운영했는데, 올해는 48개 단체가 줄었다.

SL공사는 지난해까지 추첨 단체, 지역 단체, 우수 단체 등 3종류의 연 단체를 운영했는데, 올해는 이중 매년 추첨을 통해 뽑던 연 단체를 없애고 우수 연 단체 50개, 지역 연 단체 93개만 운영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 내면을 보면 석연치 않은 점이 많다. 일반 시민 이용을 늘리겠다며 일반 골프 동호회를 대상으로 하던 추첨 제도를 없앴는데, 오히려 지역 단체를 28개 늘린 것이다. 일반 시민의 예약분을 줄이고, 지역 주민들의 예약 몫을 늘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SL공사는 지난 1월 추첨 경쟁이 과열되고, 비회원 이용과 관련해 경찰 수사가 진행되는 점 등을 고려해 지난해 90개에 달했던 추첨 연 단체를 올해는 운영하지 않기로 했다.

당시 SL공사는 올해 지역 연 단체는 전년도 수준(65개)으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지만, 이번에 확정된 연 단체 운영 계획을 보면 당시 설명과 전혀 맞지 않는다.

특히 지역 연 단체를 93개나 운영하는 건 드림파크 골프장이 문을 연 후 처음이다. SL공사는 연 단체 운영을 시작한 2014년에는 34개, 2015년~2018년에는 50개, 지난해에는 65개의 지역 연 단체를 운영했다.

개장 이후 3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추첨 단체에서 제외된 단체를 지역단체로 바꾸고, 지역 유력 기관이나 특정 단체 등의 청탁 부킹(예약) 분을 해소하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지역 연 단체를 선정하는 수도권매립지주민지원협의체는 올해 지역 연 단체가 4월부터 10월까지 운영돼 운영 기간이 지난해(3월~10월)보다 줄어들어 한해 전체 예약분 중 지역 단체가 차지하는 몫은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 소식을 들은 골프 동호인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 골프 동호인은 "일반 동호인들이 참여하던 추첨 제도는 아예 없앤 마당에 지역 주민들은 더 치라는 게 말이 되느냐"며 "이런 꼼수를 쓸 거면 아예 대중 골프장이라고 하지를 말아야 한다"고 했다.

또 다른 동호인은 "운영 기간이 줄어들어 1개월 골프 못 친 것을 보상하기 위해 지역 단체를 무더기로 늘리는 게 말이 되느냐"며 "시민들에게 돌아갈 몫까지 줄이면서 수도권매립지주민지원협의체에 특혜를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SL공사 관계자는 "올해 지역 연 단체 사전 수요 조사 결과에서 약 80개 정도로 조사됐고, 여기에 운영 기간이 지난해보다 1개월 줄어든 것에 대한 보상 등을 더해 총 93개로 정했다. 올해는 한시적으로 지역 연 단체가 늘어난 것으로, 내년에는 다시 전년도 수준으로 줄일 계획"이라며 "지속적으로 연 단체를 축소해 일반 시민의 이용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