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의 해외 입국자 수송 지원이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송도국제도시 1곳만 거점으로 지정하다 보니 수송 지원을 하는 군·구청 공무원과 해외 입국자 모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허비해야 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정부는 지난 1일부터 해외 입국자 전원에 대해 14일간 자가격리를 의무화했다. 이에 따라 해외 입국자는 공항에서 귀가할 때 승용차를 이용하거나, 해외 입국자 전용 공항버스 또는 KTX 전용칸에 타야 한다. 공항철도와 일반 버스 이용은 제한된다.
인천시는 정부 방침에 따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입국자 중 자가용 이용이 어려운 시민의 수송을 지원하고 있다. 공항에서 신청을 받은 뒤 하루 6차례 전용 버스를 통해 송도국제도시 인천지하철 1호선 인천대입구역까지 수송하는 방식이다. 이후에는 입국자가 거주하는 지역의 군·구청 직원들이 송도국제도시로 와서 입국자를 태우고 보건소·거주지까지 데려다 준다.
입국자 전용 버스는 1시간 20분 간격으로 하루 6차례 운행하고 있다. 그런데 이 버스 이용자는 하루 10명 안팎에 불과하다. 버스 1대에 1~2명이 타는 것이다. 그럼에도 인천시가 송도국제도시만 거점으로 활용하다 보니 비효율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2일 오후 2시 40분에 인천공항에서 출발한 전용 버스는 남동구 주민 1명만 태우고 3시 30분께 송도국제도시에 도착했다. 이후 10여 분이 지나서 남동구청 차량이 입국자를 태우고 남동구 지역 선별진료소로 향했다. 이 버스가 인천공항에서 바로 남동구 선별진료소로 갔다면 남동구와 송도국제도시를 왕복하는 시간과 노력을 줄일 수 있었다. 전날에는 이 버스를 청라국제도시 주민 1명만 이용했다고 한다. 서구청 직원이 송도국제도시까지 와서 청라국제도시로 이동해야 했다. 2시간 안팎의 시간이 낭비된 셈이다. 서구청에서 바로 인천공항으로 가서 입국자를 수송하는 것이 더 빠른 방식이 될 수 있었다.
해외 입국자 전용 버스 운전기사는 "많은 사람이 타는 버스라면 거점을 활용하는 방식이 맞지만, 이 버스는 타는 사람이 5명이 채 되지 않는다"며 "1~2명을 태우는 것이 대부분인 상황이라면 운영 방식을 바꾸는 게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또한 해외 입국자 전용 버스는 낮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만 운행한다. 경기도와 서울 등 타 지자체에서 오후 10시 안팎까지 운영하는 것과 비교하면 운영 시간이 짧다. 이 때문에 6시 이후에 귀국하는 입국자는 자가용 또는 택시를 이용해야 한다.
인천시 관계자는 "송도국제도시를 거점으로 한 것은 기존 버스의 운행 노선을 참고한 것이며, 급하게 정하다 보니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면서 "운영 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택시를 타는 입국자에 대해선 어떤 택시를 타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며 "택시를 탄 입국자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 택시기사도 자가격리를 할 수 있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