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 국내로 미세먼지 문제를 돌려보자. 그중에서도 수도권에 대한 미세먼지를 어떻게 해야 가장 효과적이고 가장 빠르게 해결할 것인가. 상식으로는 가장 많은 배출원을 찾아 원인 제거에 집중하면 된다. 그런데 이 상식이 수도권 미세먼지 정책에는 비상식이 되고 있다. 초점을 제대로 못 맞추고 있다는 의미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세먼지 뿜는 경유차 방치는 밑 빠진 독이라고 일갈할 정도다.
수도권 미세먼지 원인의 26%는 분명 경유차다. 배출원 경유차, 건설기계, 사업장, 냉난방, 비산먼지, 발전소 중 경유차가 1위다. 미세먼지의 주범 질소산화물을 배출하는 경유 사용이 근본 원인이다. 특히 수도권 등록 차량의 11.5%인 경유 트럭의 미세먼지 배출은 55%나 차지해 더더욱 관리대상이기도 하다. 현재 경유차 저공해화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수도권 미세먼지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유차에 더 큰 초점을 맞춰야 한다.
문제는 이 경유차를 줄이는 정책과 이를 대체하는 전기차, 수소차를 보급 확산시키는 정책이 여전히 수도권에서 미지근하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수도권의 미세먼지 26%를 우선 제거하기 위해 경유차를 전기차와 수소차로 바꾸면 된다는 이론이다. 물론 이론처럼 실천이 쉽지는 않다. 핵심은 수도권 운행 경유차 없애기에 더 많은 정책역량을 지도자나 정책가들이 발휘해달라는 주문이다. 경유차 줄이고 없애기에 운행자들에게 좀 더 동기 부여책을 제공하고 이를 대체하는 전기차와 수소차를 운행자들이 더 선호하도록 더 촘촘한 유인 정책을 만들어 시행해야 한다. 일본 도쿄의 경우 '경유차 NO 전략'을 추진해 지난 10년간 초미세먼지 농도를 절반 수준으로 대폭 개선했다.
지금까지 수도권 미세먼지를 저감한다고 하면서 이 지역 배출원의 26%나 차지하는 경유차 줄이기에 대한 정부나 지자체의 정책이 얼마나 미흡했고 타깃이 빗나가 있었나 하는 것은 수치가 증명해 주고 있다.
수도권 지역 내 전체 차량 등록에서 경유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5년 39.4%에서 2020년 2월 현재 39.8%로 되레 증가했다. 동기간 경유차가 369만2천855대에서 419만2천17대로 49만9천162대나 오히려 늘어났다. 수도권 초미세먼지 연평균 농도는 2015년 26㎍/㎥에서 2019년 24㎍/㎥로 4년간 큰 변화가 없다. 이러니 지금껏 수도권 미세먼지 저감은 요원한 것이었으며, 수도권 주민들의 체감 효과가 없었던 것이다.
영국은 당초 2040년에 내연기관자동차의 자국 내 판매금지를 선언했었는데 이를 5년 앞당겨 2035년에 판매금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제외됐던 하이브리드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도 함께 포함해서 판매금지를 하겠다는 것이다. 2035년부터는 전기차와 수소차만 자국 내 운행하도록 하겠다는 선언이다. 필경 수도권 미세먼지 담당 정책가들은 이를 반드시 느끼고 방향을 어디로 잡고 더욱 매진해야 하는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할 것이다.
수도권의 경유차를 줄여 전기차와 수소차로 빠르게 전환하는 정책수단은 유인책과 계몽이라고 본다. 유인책은 결국은 정부 지원금일 수밖에 없다. 경유차를 없애고 친환경차로 전환하는데 운행자, 관련 기업에 지원금을 지금보다 수배 늘려서 동참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다른 예산 부문을 줄여서라도 경유차 없애기, 친환경차 보급 확산 지원금 예산을 대폭 늘리는 리더십을 보여주길 희망한다.
다른 하나는 계몽문화 운동이다. 세상의 일이 돈만으로 되는 것이 아닌 이치이기에 국민들 지역민들 스스로 깨끗한 공기질을 위해 친환경차를 선호하고 보급하는데 앞장서고 솔선수범하는 정신을 갖고 실천하는 의지를 발휘해야 수도권 미세먼지 저감의 성과를 낼 수 있다.
/강철구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