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입국제한 국내인력 부족
이주노동자 체류기간 50일 더연장
마스크·생계비 지원 제외 '비상식'
독일등 해외선 동등하게 일괄지급
재난극복 상생 '공동체 의식' 절실


수요광장 이완2
이완 아시아인권문화연대 활동가
'사람'과 '노동력'을 따로 떼어서 처우할 수 있을까? 사람이 노동을 하는 것이니, 두 단어를 따로 생각할 수 없음은 상식적으로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이 불가능할 것 같은 질문이 이주민들에게는 예외로 적용되고 코로나 위기 속에서 더욱 확대되고 있다.

얼마 전 고용허가제로 한국에 온 이주노동자들의 최대 체류허가일이 4년10개월에서 50일이 추가 연장되었다.

정부는 신규 이주노동자가 입국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산업현장의 인력난 해소를 위해 고용허가제로 입국한 이주노동자들의 취업활동기간을 연장하기로 한 것이다. 또한 농촌의 부족한 일손을 메우기 위해 베트남과 중국 등에서 외국인 계절노동자를 도입하고 있었지만 이 또한 인력이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방문 비자로 입국한 외국인이 계절노동자로 일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였다.

코로나19로 인해 외국인이 한국에 들어오지 못하자 한국에서는 공장을 돌릴 인력도, 농어촌에서 일할 인력도 부족해지고 있다. 따라서 기왕에 있는 인력은 더 체류하게 하고 다른 목적으로 들어온 사람들은 체류 비자를 변경해 농촌에서 일하게 한다는 것이다. 외국인 입국을 금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한 가운데 한쪽에서는 한명의 외국인이라도 더 산업과 농어촌 현장에서 일을 시켜 현재의 한국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 전례 없는 조치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더욱 귀해진 이주민은 어떤 대접을 받고 있을까? 지자체 차원에서 나누어 주는 무료 마스크 배부에서 제외됨은 물론이고 이주민 전체의 절반인 120만명은 의료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아서 일주일 단 두 장을 살 수 있는 마스크 구매 기회에서마저 제외되고 있다. 더욱이 경기도는 경기도형 재난기본소득 대상자에서 외국인은 제외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주민들은 똑같이 세금도 내고 일상도 함께 하며 어려움도 같이 겪고 있다. 위기극복을 위해 손을 빌려달라며 5년 가까이 한국에서 일하고 떠나는 이주노동자들을 체류기간 연장으로 붙들고, 다른 목적으로 들어온 이주민들은 농촌에서 일해 달라고 비자를 변경하면서도 위기 극복에 필요한 방역물품 보급이나 긴급 생계 지원에서는 제외한다. 고난을 견디고 힘든 일은 같이 하자고 하면서 위기극복에 꼭 필요한 지원을 할 때는 같은 공동체 구성원 취급은 못한다는 것이다. 함께 위기를 극복해 나가야 하는 이웃으로서 인간적인 도리나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럼 모든 국가가 이런 위기 상황 속 지원에서 이주민을 배제했던 것일까? 가까운 일본에서는 2009년 리먼브라더스 파산으로 인한 글로벌 금융위기에 모든 외국인을 포함한 시민 전원에게 1만3천엔을 똑같이 나누어 주었다. 또한 이번 코로나 위기 속에서 포르투갈은 신청서를 내는 이주민과 난민에게 6월30일까지 한시적으로 시민권을 주기로 했다. 포르투갈 정부는 이번 조치가 모든 이주자와 난민 신청자들에게 의료보험 혜택을 부여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독일에서는 프리랜서, 자영업자, 소규모 사업자를 대상으로 '코로나 즉시 지원금'을 국적과 상관없이 세금 번호를 받아 수익 활동을 하는 모든 시민에게 지급하기로 했다. 고난을 함께 극복해야 하니 구분과 배제를 하지 않고 똑같은 지원을 하고 있는 것이다. 포르투갈의 내무부장관 에두아르도 카브리타는 "비상사태에서 최우선 과제는 집단 보건과 안전의 방어다. 이 순간에도 이주민의 경우와 같이 가장 취약한 사람들의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이주민들의 건강, 사회보장, 직업과 주거안정에 대한 접근을 보장하는 것은 위기상황에서 굳건한 사회의 의무다"라고 말했다.

한국은 효과적인 감염관리를 통하여 국제사회의 모범이 되었고 국민의 자긍심이 높아지고 있다. 위기극복 끝에서, 함께 고난을 헤쳐 온 사람들이 같은 기쁨을 누릴 수 있었으면 한다.

이 재난 극복의 열매가 누군가를 차별하고 배제하며 주어야 할 것을 덜 주고 얻은 것이 아니어야 한다. 방역모범 국가에서 진정한 재난극복모범 국가가 됐으면 좋겠다. 위기 속에서 더욱 빛나는 올바른 공동체 의식이 필요한 때이다.

/이완 아시아인권문화연대 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