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라이선스 대책없어 불안
서버 과부하… '업로드'까지 차질
온라인 개학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수업 제작프로그램 저작권 등 학교현장은 숙제만 잔뜩 떠안은 채 혼란을 겪고 있다.
특히 교육당국이 쌍방향 수업이나 동영상 녹화 수업을 진행하라고 권장하면서도 정작 동영상 등 수업 제작에 필요한 프로그램의 저작권 문제에 대해선 조심하라는 것 외엔 별다른 언급이 없어 교사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학교와 같은 공공기관에서 동영상 및 수업 콘텐츠를 제작하는 민간 프로그램을 사용할 땐 공공 라이선스를 구매한 후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교육당국은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제공한 '교육기관 원격수업 및 학습을 위한 저작권FAQ'만 학교에 배포했을 뿐 프로그램을 구매하거나 이용 가능한 프로그램을 안내하고 저작권 문제와 관련해 교사, 학생 등 사용자를 보호하는 대책에 대해선 언급이 없다.
실제로 7일, 온라인 개학을 앞두고 3학년을 대상으로 테스트 수업을 진행한 의왕 갈뫼중학교도 '줌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통해 쌍방향 수업을 진행했지만 이 또한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이용하는 프로그램이었다.
갈뫼중 관계자는 "교육부에서 배포한 것은 아니다. 줌 프로그램이 6개월간 무료 사용할 수 있도록 돼 있어 당분간 이용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현장에선 체육, 미술 등 예체능의 경우 교사들이 수업을 구현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 갈뫼중 교사는 "예체능 교사들은 과로로 쓰러질 지경이다.
체육 동작을 혼자 일일이 다 찍어 올릴 수도 없고, 실기수업도 마땅한 대책이 없다. 학교도 대안 마련이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렇게 어렵게 수업을 만들어도 EBS, E-학습터 등 서버의 용량 부족으로 업로드조차 못하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용인의 한 초등학교 A교사는 "PPT(파워포인트)를 활용해 교과 내용을 정리한 뒤 수업을 하듯이 일일이 내용을 녹음해 12분짜리 동영상을 만들었지만, E-학습터에 올리지도 못했다"며 "용량이 부족해서"라고 설명했다.
현재 온라인 수업에 활용 중인 교육 플랫폼 서버의 과부하는 그간 문제로 지적돼왔다. 기존에 EBS는 150만명, E-학습터는 50만명이 동시접속할 수 있는 수준인데, 온라인 개학 후 동시 접속이 급증할 것에 대비해 교육당국은 130억원의 예산을 들여 용량을 늘리기로 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EBS를 중심으로 기존 서버용량의 3배 가량을 늘렸지만 여전히 역부족이다. 계속 증설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