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인류 전체에 다양한 분야 깊은 질문
이젠 온·오프 '양방향 교육' 시도해야 할때
언택트 기술 본질은 '사람 떼어놓기' 아니라
오히려 안전·긴밀하게 콘택트 시켜주는 것


김형태 국회의장실 정무비서관
김형태 국회의장실 정무비서관
코로나19 사태 이후의 세상은 이전과 다를 수밖에 없다는 전제에 많은 사람이 동감하고 있다.

인류는 인종, 국경, 종교, 성별을 가르며 무수히 많은 갈등을 만들어 냈지만 팬데믹(세계적으로 전염병이 대유행하는 상태)은 인류 전체에게 찾아와 다양한 분야로 깊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현재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교육 분야도 예외일 수 없다. 산업시대 교육은 공장의 근로자나 군대의 병사를 교육하기 위한 방안으로 일 방향, 집체전달 방식의 최적화 모델이었다. 이후 기술이 발달해 온라인으로 시도되는 여러 교육방식이 생겨났지만 여전히 현장에서 직접 전수하는 OJT(직무수행 교육훈련)나 멘토링, 워크숍 교육 등 사람과 사람이 함께 눈을 마주치고 호흡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그런 흐름을 팬데믹이 흔들고 있다.

성장보다는 생존이 우선이니 팬데믹이 안정세에 들기 전까지 사람들은 모여서 무엇을 하는 것에 대해 일차적으로 거부감과 피로감을 느낀다. 일도 해야 하고, 교육도 받아야 하는데 어떻게 하면 될까? 그동안의 교육이 단순히 온라인으로만 플랫폼을 옮겨 한 방향으로만 교육을 진행했다면 이제는 양방향 교육이 가능한지를 범용적으로 시도해봐야 하는 시점이다.

최근 줌 (ZOOM)이나 마이크로소프트의 팀즈(Teams), 구글의 행아웃(Meet)을 이용한 콘퍼런스 기술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국내 솔루션인 카카오-톡, 네이버 밴드도 발 빠르게 사용자들을 묶어서, 퀴즈를 내거나 참여를 유도하거나 쉽게 영상을 올리는 방법 등을 공유하고 있다. 하지만 첨단 IT기술의 발전만큼 이를 활용하는 사람들의 생각과 스킬이 함께 따라가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디지털 환경이 익숙하지 않은 일부 대학의 교수와 초·중·고 교사가 온라인 교안을 만드는 과정에 영상녹화 실수가 종종 발생되고 있으며 또한 상호 간의 리액션이 연출되는 화상회의나 화상강의의 경우에도 진행자나 수강자들의 환경이 그대로 노출돼 다소 불편한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e러닝 콘텐츠를 제공하는 우리 교육기관들은 무엇을 고민해야 할까? 세계 유수의 대학들이 오래전부터 도입하여 실시하고 있는 온라인 공개강좌 '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는 기존 'OCW(Open Course Ware)'와는 달리 양방향 학습이 가능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렇듯 e러닝의 활용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콘텐츠와 안정적인 플랫폼 그리고 서비스의 표준화를 위해 상호호환성(intercompatibility), 접근성(accessibility),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을 고려한 시스템의 도입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또한 코로나19 사태로 갑작스런 온라인 강의 도입은 낮은 영상 퀄리티와 트래픽으로 서버 다운 등 기술적 결함을 드러내고 있으며 이에 불만을 가진 재학생들은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는 등 일부 대학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오프라인 교육?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세상은 외부 환경에 따라 언택트 삶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오프라인에서 언택트 되었어도 콘택트는 여전히 매우 중요하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불완전하고 외로운 존재다. 언택트 기술의 본질은 '사람을 떼어놓기'가 아니라 오히려 '사람을 안전하고 긴밀하게 콘택트 시켜주는 것'이다. 콘택트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단순히 콘택트의 횟수와 장소, 방법보다는 눈을 마주치고 싶은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 생각해 보는 게 더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나는 누군가가 눈을 마주치고 싶어 하는 사람인가. 그곳이 회의실이건, 노트북 앞에 웹캠을 통해서건, 언제 어디서건 말이다.

/김형태 국회의장실 정무비서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