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코로나19 사태로 상반기 채용 일정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필요한 인력을 뽑아야 하지만 대규모 지원자가 몰려 자칫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일이 벌어질 우려가 있어 채용 일정을 쉽사리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1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상반기 신입 행원 채용 일정을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지난해의 경우 우리은행은 4월 12일에, 신한은행은 4월 25일에 채용 계획을 공고했는데 올해는 코로나19로 계획조차 세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관련 상황을 봐 가며 상반기 공채 일정을 결정할 계획이라는 게 이들 은행의 설명이다.

대규모 인원이 한곳에 몰려 시험을 치르다 보면 집단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토익처럼 전국적으로 진행되는 시험이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일이 반복되는 이유다.

그렇다고 은행들이 필기시험을 생략할 수도 없다.

은행권 채용 비리 사태를 계기로 2018년 '은행권 채용절차 모범규준'이 제정된 이후 필기시험이 사실상 의무화됐다. NH농협은행은 면접전형을 무기한 연기한 상태다. 은행의 한 관계자는 "최대한 많은 고사장을 확보해 수험자간 거리를 넓혀 시험을 진행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