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목적 13㎞ 조성… 계양구 절반
배수 원활하지 않아 일부 물 '정체'
區·농어촌公 '관리 이원화' 어려움
페트병·돗자리등 '쓰레기'도 원인
농업용 수로인 서부간선수로 인천 계양구 구간에서 다시 악취가 발생하고 있다. 서부간선수로 악취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인근 지역 주민들의 불만도 함께 커지고 있다.
지난 14일 오후 1시께 찾은 인천 계양구 서운동 서부간선수로. 수면에는 쇼핑백과 빈 막걸리 병, 돗자리, 페트병 등의 쓰레기가 풀과 함께 떠다니고 있었다. 용종동 구간을 지나자 하수구 냄새와 유사한 악취가 코를 찔렀다.
수로 주변으로 조성된 산책로에는 최근 벚꽃이 만개하면서 약 50m 거리에 약 30명이 모이는 등 평소보다 많은 사람이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최모(57)씨는 "수로에서 냄새가 나는 건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다. 여름이면 특히 더 심하다"며 "물이 잘 흐르지 않고 고여 있는 느낌인데, 생태 하천까진 아니더라도 물이 흐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경기 김포~인천 계양~부평으로 이어지는 서부간선수로는 1920년대 농수 공급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한강 물을 펌프로 끌어올려 수로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전체 수로 길이 약 13㎞ 중 계양구에 걸쳐 있는 구간이 절반가량으로 가장 길다.
한국농어촌공사는 통상적으로 농번기인 4월부터 9월까지 수로에 물을 공급한다.
그런데 배수가 원활하지 않아 일부 구간에 물이 정체되고, 여름철 고온으로 미생물이 번식해 악취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또 농사를 짓지 않은 겨울철에는 공사 측에서 수로의 물을 빼놓지만, 물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는 등의 이유로 악취가 발생하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 김포지사 관계자는 "최근 민원이 다시 발생해 악취 제거제 등을 살포하는 등 조치를 했다"며 "수로에 버려지는 쓰레기도 악취의 한 원인으로 보고 있는데,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계양구는 지난 2월 '서부간선수로 친수공간 조성사업' 실시설계 용역을 발주한 상태다. 수로의 유지용수 상시 공급 등을 통해 수질환경을 개선하고, 악취와 수질 민원을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인천시와 계양구, 한국농어촌공사는 지난해 12월 이 사업에 대한 업무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계양구는 실시설계 용역을 마친 뒤 10월부터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서부간선수로는 수로에 대한 관리는 한국농어촌공사가, 수로 주변 환경에 대한 관리는 계양구가 각각 맡으면서 관리에 어려움이 있었다.
계양구 관계자는 "수로에 대한 관리는 한국농어촌공사 소관이지만, 구민들이 많이 찾는 만큼 계양구도 수로 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다"며 "친수공간 조성사업을 진행하며 퇴적된 흙들도 함께 정비해 쾌적한 수로로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