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을 투표율 72.03%로 기록적
민경욱 앞서자 진보 결집 뒤집기

동미추홀을은 61.93%로 낮게 나와
'진보 유리' 못살리고 윤상현 승리

배준영, 조택상에 중구 내주고도
압도적 지지 강화·옹진 덕에 이겨


인천지역 총선 최대 격전지였던 중강화옹진과 동미추홀을, 연수을은 적극 지지층의 투표율이 결과를 좌우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70%대의 높은 투표율을 보인 연수을은 민주당이 차지했고, 그렇지 않은 동미추홀을은 보수 진영이 가져갔다. 미래통합당은 투표율이 높은 강화·옹진군의 압도적 지지에 힘입어 중강화옹진에서 1석을 겨우 건질 수 있었다.

16일 선관위 투·개표 현황을 분석한 결과, 연수을의 투표율은 72.03%로 인천 13개 선거구에서 가장 높았다. 인천 전체 투표율은 63.2%였다.

정치 신인 민주당 정일영 당선자는 높은 투표율을 등에 업고 통합당 민경욱, 정의당 이정미 등 현역 국회의원 2명과의 대결에서 당당히 승리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뒤엎은 막판 뒤집기였다.

연수을의 기록적인 투표율은 민주당과 정의당의 단일화 무산으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경욱 의원이 앞서 나가자 위기감을 느낀 진보진영이 결집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런 진보 대결집은 사전 투표에서 두드러졌다. 연수을은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 민경욱 의원의 우세가 예상된 곳이었지만, 실제 결과는 달랐다.

출구조사에는 사전투표 민심이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둘은 선거 당일 투표함 개표에서는 박빙의 승부를 보였는데 사전투표함을 열자 정일영 당선자로 표가 쏠렸다. 사표를 우려한 정의당 지지층이 민주당으로 일부 옮겨간 것도 정일영 당선자에 큰 힘이 됐다.

민주당 남영희 후보와 현역 국회의원 2명(통합당 안상수·무소속 윤상현)이 맞붙은 동미추홀을은 다른 결과가 나왔다. 연수을과 반대로 보수 진영이 분열해 민주당이 유리한 구도였지만, 힘이 확실히 실릴만한 높은 투표율이 나오지 않았다.

동미추홀을의 투표율은 61.93%로 인천 평균보다 낮았다. 사전투표에서도 민주당이 결과를 흔들 정도의 압도를 보여주지 못했다. 지역구 3선 현역인 윤상현 의원은 171표차(0.15%p)로, 전국에서 가장 적은 표차로 가까스로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통합당이 유일하게 당선자를 배출한 중강화옹진의 '킹메이커'는 강화군 유권자였다. 배준영 당선자는 유권자가 가장 많은 중구에서 8천850표 차이로 민주당 조택상 후보에게 졌지만, 강화군에서 9천700표, 옹진군에서 2천429표 차이로 이긴 덕에 국회에 입성할 수 있었다.

지난 20대 총선에 이어 강화에서 최다 득표를 한 후보가 승리한다는 공식이 재확인됐다. 조택상 후보를 더 많이 지지한 중구의 투표율은 61.6%였고, 배준영 당선자에 압도적 지지를 보낸 강화·옹진군의 투표율이 각각 66.3%, 73.5%로 더 높았다.

강화군은 2년 전 7회 지방선거에서 인천 10개 군·구 중 유일하게 통합당 소속 군수와 시의원(1석)을 배출한 보수 정당의 텃밭이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