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모두 지방선거전에 대선후보를 선출하고, 이 후보가 소속당의 간판으로 지방선거전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대선후보가 누가 되느냐도 지방선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나라당은 '이회창 후보'가 확정적이지만, 민주당의 경우 이인제 고문이 유력한 가운데 막판 이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누가 민주당 대선후보가 되느냐에 따라 이들이 추진하는 정치권 재편 방향에서부터, 지방선거 투표때 유권자들의 투표방향까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민주당의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국민참여경선제가 앞으로 두달간의 순차적인 16개 시도 투·개표 과정에서 일반 유권자들 사이에 붐을 일으키며 특별한 후유증없이 성공적으로 끝나느냐, 아니면 평범한 경선이냐, 후유증을 양산하는 경선이냐도 지방선거의 주요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쟁점
지난달 임시국회 파행을 불러온 민주당과 한나라당간 충돌의 배경에는 지방선거를 겨냥한 선거쟁점 조성전략이 깔려 있다.
공세적 입장의 한나라당은 특히 대통령 친인척을 비롯한 권력형 비리의혹을 지방선거 유세전에서 중앙당차원의 핵심쟁점으로 부각시킨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여기에 조지 W 부시 미행정부 출범이후 교착상태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남북, 북미관계를 겨냥한 대북정책 실패론과 공적자금의 허술한 관리 등도 한나라당이 활용할 중앙당 차원의 주요 쟁점.
이에 대해 민주당은 최근 증시를 비롯해 회복기미를 보이는 경제상황을 현 정부의 구조개혁 성과로 부각시키는 한편 한나라당의 비리의혹 공세에 대해선 이회창 총재 가족의 병역 문제와 친일행적 의혹 제기로 맞선다는 전략이다.
이른바 세풍사건과 관련, 미국에서 체포돼 국내송환 관련 재판을 받고 있는 이석희 전 국세청 차장 문제도 재판 진행상황에 따라 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월드컵대회
월드컵대회에서 한국대표단의 성적이 선거결과에 직접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선 현시점에서 누구도 계량할 수 없다.
일각에선 16강 진출 등의 성과를 거두면 아무래도 현 정부의 국정에 대한 평가가 호전돼 여당에 유리하고 그 반대의 경우엔 야당에 유리하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있지만 지나치게 도식적이라는 지적이다.
월드컵의 영향은 이같이 직접적인 방식보다는 선거쟁점과 투표에 대한 국민 관심의 저조 등 간접적인 방식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지적이 더 설득력이 있다.
실제로 한나라당이 당초 월드컵을 피해 5월9일로 선거를 앞당기자고 주장한 것도 권력형 비리의혹 등 야당이 제기하는 선거쟁점에 대한 관심이 월드컵으로 인해 줄어들 것을 우려한 때문이며 당초 선거를 앞당길 것을 검토했던 민주당이 이에 반대한 것도 거꾸로 같은 이유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었다.
그러나 연령대별 투표율에 대한 월드컵의 영향은 아직 미지수라고 할 수 있다.

◇기타
2000년 총선에서 낙천·낙선운동으로 위력을 발휘한 시민단체들이 이번 지방선거에선 낙천·낙선운동 대신 직접 대거 후보를 내세울 방침이어서 이들의 선전여부도 관심사다.
특히 지방자치개혁연대와 환경운동연합 등은 중앙당 차원의 대리전에서 탈피해 지방선거를 지역중심의 정책선거로 정착시킨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번 지방선거에선 인터넷 선거운동이 급속히 활성화될 것으로 보여 사이버선거운동의 영향도 앞으로 정치권과 학계의 연구과제라고 할 수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