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기도교육청의 '학교폭력 피해경험률' 조사를 보면 학교폭력 유형 중 사이버 괴롭힘·언어폭력·따돌림 등 정서적 폭력 경험이 77.6%를 차지하고, 초(3.6%)·중(0.9%)·고(0.4%) 순으로 초등학생의 피해 응답이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이런 결과는 온라인 매체의 실수요자이면서 생산자인 청소년층의 언어습관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잘못된 언어습관이 온라인에서는 칼날을 단 댓글로 변해 타인에게 상처를 주고, 특히 도덕적 기준이 아직 정립되지 않은 저연령층의 피해가 더 클 수 있음을 보여준다. 올바른 온라인문화 정착을 위해서는 사회 전체가 모니터 뒤 익명성에 숨지 않는 떳떳한 양심의 힘을 키우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또 청소년들로 하여금 선정적인 온라인 매체에 현혹되지 않고 꼭 필요한 정보를 선택할 줄 아는 안목, 그리고 올바르게 소비하고 재생산해내는 능력을 키워줘야 한다. 그래야만 다양한 사이버 범죄로부터 스스로를 지키는 힘이 생긴다.
최근 경찰청은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본부를 꾸리고 '끝까지 추적 검거하고 피해자는 철저히 보호한다'는 원칙 아래 사이버성범죄 척결에 나섰다. 그러나 경찰의 노력만으로는 사이버범죄를 완벽하게 막기 힘들다. 각 가정과 학교, 온라인 사용자 전체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긴급히 결정된 온라인 개학이 저연령층 학생들에게는 피할 수 없는 온라인 세상으로의 첫걸음이 됐다. 이를 계기로 우리 사회 어른들이 올바른 온라인문화 정립에 관심을 기울여 간다면, 안전한 온라인 세상을 만드는 게 결코 실현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라 확신한다.
/태수지 김포경찰서 여청계 경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