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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해운의 도선 '세종7호'가 22일 오후 인천 옹진군 북도면 선착장에서 응급환자가 있는 119구급차를 선박에 싣고 있다. /옹진군 제공

기상 악화로 뱃길이 끊긴 인천 옹진군 북도면에서 촌각을 다투는 응급환자가 발생하자, 민간 여객선사가 위험을 무릅쓰고 배를 띄워 육지의 병원으로 환자를 옮겼다.

22일 옹진군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 30분께 북도면 시도에 홀로 사는 A(87·여)씨가 자택에서 농약을 마시고 쓰러졌다는 119신고가 접수됐다. A씨는 평소 치매를 앓고 있는데, 마을의 교회 전도사가 발견해 홀몸노인 생활관리사에게 알리고 신고했다.

북도면사무소는 A씨를 육지의 병원으로 이송하기 위해 인천해경에 해경정 운항을 요청했다. 해경정이 출동했지만, 이날 강한 바람과 높은 파도로 신도선착장에 접안하지 못하고 돌아가야 했다. 면사무소는 영종도 삼목선착장에서 북도면을 오가는 도선 운영선사인 세종해운 측에 배를 띄워달라고 긴급히 요청했다. 세종해운의 583t급 도선인 '세종7호'는 이날 기상 악화로 결항한 상태였지만, A씨를 구하기 위해 운항을 결정했다.

A씨는 이날 오후 1시 10분께 세종7호를 타고 육지로 나온 후 인근 대학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다행히도 A씨는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해운 관계자는 "해경정이 섬에 접안하기 어려운 기상 조건이었다"며 "위험할 수도 있었지만, 접안이 가능한 세종7호라도 띄워서 A씨를 구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수도권기상청 인천기상대는 지난 21일 오후 1시부터 인천 전역에 강풍주의보를 내렸다가 22일 오후 5시에 주의보를 해제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