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고성군 토성면 산불이 이어지고 있는 2일 오전 화재 현장에서 산림청 대원들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현재 고성지역에는 건조주의보와 강풍주의보가 동시에 내려져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합뉴스=강릉산림항공관리소 제공
강원도 고성에서 1년 만에 또다시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소방청은 1일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에서 발생한 산불 진화를 위해 최고 수위인 '대응 3단계'를 발령하고 타 시·도 소방차와 인력을 긴급 동원한다고 2일 밝혔다. 대응 3단계는 전국 차원에서 소방력 동원이 필요한 상황일 때 발령된다.
소방청은 또한 타지역의 소방력을 추가 지원하기 위한 '소방 동원령 2호'를 전국으로 확대 발령하고 중앙119구조본부와 타 시·도 소속 소방차 227대와 소방대원 634명을 강원 지역에 급파하기로 했다. 소방 동원령은 소방력 동원 규모에 따라 1호(당번 소방력의 5%)·2호(10%)·3호(20%) 순으로 단계가 올라간다.
고성산불 진화에 투입되는 소방력은 모두 소방차 314대·인력 1천846명이다.
앞서 1일 오후 8시 21분께 강원 고성군 토성면 도원리의 한 주택에서 난 불이 강한 바람으로 인근 야산으로 옮겨붙고서 급속히 번지고 있다.
이 불로 350여가구 주민 600여명과 22사단 장병 1천800여명이 긴급히 대피했고 민가 주택 3채가 불에 탔다. 현재까지 인명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1일 오후 강원 고성군 도원리의 주택 화재가 산불로 번져 도학초교 야산에서 연기와 불길이 치솟고 있다. 현재 고성지역에는 건조주의보와 강풍주의보가 동시에 내려져 있다. /연합뉴스
동해안 봄철 대형산불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양간지풍' 또는 '양강지풍'을 타고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피해를 키우고 있다.
불이 난 곳은 산불 당시 시속 59㎞(초속 16m)의 강풍이 불었다.
양간지풍은 봄철 양양과 고성(간성), 양강지풍은 양양과 강릉 사이에서 국지적으로 강하게 부는 바람으로, 이맘때 대형산불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지난해 4월에도 고성·속초, 강릉·동해 등에서 잇따라 발생한 산불로 축구장 면적 3천966개에 해당하는 2천832㏊의 산림이 잿더미가 됐다. 재산 피해액은 1천295억원에 달했다. 658가구 1천524명이 보금자리를 잃었고,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바 있다.
현재 강원 중부 산지와 고성 속초 양양 평지에 강풍주의보가 내려져 있다. 고성군과 산림·소방 당국은 인력을 투입해 진화하고 있으나 건조한 날씨와 강풍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고성 산불과 관련해 "주민 대피에 철저를 기하고, 산기슭 민가나 어르신 등의 대피에도 만전을 다하라"고 긴급 지시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문 대통령은 "산불 진화 방향을 예측해 필요 시 예상되는 지역 주민을 미리 대피시키라"며 "민가로의 확산 지연에 노력하되, 진화 인력의 안전에도 각별히 유의를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