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03.8%… 법원 감정보다 높아
부동산 '가치 상승' 풍선효과 반영
코로나19에도 '매수심리' 안 꺾여


인천 지역의 4월 아파트 경매 매각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율)이 100%를 돌파하며 1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를 덜 받는 인천·경기 일부 지역으로 투자자가 몰리는 일명 '풍선효과'가 경매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10일 대법원 경매정보에 따르면 지난 4월 인천 아파트 경매 매각가율은 103.8%를 기록했다. 2008년 5월(104.2%)과 7월(100.4%) 이후 100%를 돌파한 것은 처음이다. 매각가율이 100%를 넘었다는 것은 법원이 감정한 금액보다 높은 금액에 낙찰받았다는 것으로, 부동산 가치 상승을 기대하는 심리가 반영됐다는 의미다.

인천 지역 아파트 평균 경매 매각가율은 2019년 86.5%, 2018년 87.3% 등 최근 몇 년 동안 80~90% 수준을 유지해 왔다. 인천에서는 그동안 송도·청라 등 신도시 일부 지역 고가 아파트의 경우에만 100% 내외에 낙찰되고는 했다.

그런데 최근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교통 인프라 호재가 있는 남동구·부평구 등 구도심 지역도 높은 매각가율을 보이고 있다.

GTX-B 노선 영향권으로 분류되는 남동구 구월동 '구월힐스테이트' 75㎡(이하 전용면적)는 지난달 2일 4억5천499만원에 낙찰됐다.

감정가가 3억5천만원이었으나 응찰자가 40명이나 몰려 낙찰가율 130%를 기록했다. 지난 2월에는 이 아파트 응찰에 88명이 몰려 인천은 물론 전국 최다 응찰자 수를 보이기도 했다.

이달 들어서도 구월동 아시아드선수촌아파트 84㎡는 3억9천300만원의 감정가였는데 8천398만원 높은 4억7천698만원에, 계양구 작전동 동보아파트 84㎡는 2억7천100만원 감정가에서 1천만원 높은 2억8천181만원에 유찰 없이 한 번에 낙찰됐다.

인천 지역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정부의 지난해 12월 고강도 부동산 규제 이후 1월 92.2%, 2월 96.2%, 3월 99.4%로 꾸준한 오름세를 보여 왔다.

전국적으로는 부동산 규제 강화에 코로나19까지 겹쳐 아파트 매수 심리가 꺾인 분위기를 보이고 있지만 인천 지역은 당분간 이러한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법원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 관계자는 "정부의 핀셋 규제 이후 인천 지역 부동산에 대한 상승 기대 심리가 커지면서 낙찰가율과 응찰 건수가 높아지고 있다"며 "당분간 부동산 규제가 쉽게 풀리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