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클럽 코로나19 전파 붐비는 부평유흥가2
주말 사이 전국을 뒤흔든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확산 사태에도 불구하고 인천 지역 유흥가는 밤을 잊은 듯 성업중이다. 지난 9일 오후 인천시 부평구의 유흥가 일대가 궂은 날씨임에도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발열여부 체크·명부 작성하지만
포차·주점, 평소와 다름없이 성황

전문가, 등교연기 검토 '심각 수준'
"집합금지, 현재 상황에선 꼭 필요"

서울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감염이 확산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천 지역 유흥시설은 여전히 성황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자체가 잇따라 유흥시설에 대한 집합금지 명령을 내리고 있는 가운데 학생들의 등교 연기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0일 0시 10분께 찾은 부평구 '테마의거리'의 한 감성주점. 영업이 한창인 이 주점 입구에서는 직원이 방문자의 발열 여부를 체크하고 신원 명부를 작성한 뒤에야 지하 내부로 들어갈 수 있도록 했다. 이 시간까지 주점을 방문한 사람은 약 200명에 달했다.

이들은 지하 공간에 모여 간격이 2m도 채 되지 않는 상태로 술을 마시며 춤을 췄다. 이 감성주점 주변 다른 술집에선 입장을 위해 줄지어 선 대기 행렬을 쉽게 접할 수 있었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도 많았다. 비슷한 시각 남동구 구월동의 감성주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입구에서 마스크 착용, 발열 여부 등은 확인하고 있었지만 지하 내부에는 100명이 넘는 시민이 모여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이모(28)씨는 "코로나19가 걱정은 되지만 친구들이 하도 놀러 가고 싶다고 해서 오게 됐다"며 "주점 안은 평소와 크게 다른 것 없이 활발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에는 1천50여 곳의 유흥시설이 있다. 미추홀구가 260여 곳으로 가장 많고, 남동구가 약 210곳으로 뒤를 잇는다. 이중 지난 8일과 9일 이틀간 영업을 한 유흥시설은 약 700곳으로 파악됐다.

정부가 지난 8일 클럽 등 유흥시설을 대상으로 운영 자제를 권고하는 행정명령을 내린 상황에서도 전체의 70%가량이 영업을 한 것이다.

부평구와 남동구의 감성주점은 유흥주점으로 등록돼 있어 정부의 행정 명령 적용 대상이다. 최근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유흥시설을 통한 지역사회 집단감염이 재확산하는 양상이다.

10일 오전 9시 기준 이태원 클럽 관련 인천 확진자는 모두 6명이다. 당일 특히 클럽 방문자 중 연락이 닿지 않는 사람이 여전히 1천명이 넘는 점을 감안할 때 확진자가 추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는 유흥시설을 통한 감염이 초·중·고 등교 연기까지 검토해야 할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유흥시설 집합금지 명령은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격'이지만, 현 상황에선 꼭 필요한 조치"라며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이태원 클럽 방문자 중 선생님 등 학생들과 접촉해야 할 사람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확한 파악이 끝날 때까지 등교를 연기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시는 10일 오후 이태원 클럽 관련 긴급발표문을 발표하고 이날 오후 8시를 기해 클럽과 룸살롱 등 유흥업소에 대한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다. 또 지난 4월 29일 이후 이태원 6개 클럽을 방문한 인천 시민에 대해 대인접촉금지 등을 발령했다.

/공승배·유창수기자 ks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