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유흥업소 집합금지' 미포함
젊은층, 즉석만남 인기 '긴 대기줄'
좁은 공간 춤추는 등 감염 위험 커
서울시는 유사업소 수칙준수 명령
지자체가 잇따라 유흥시설의 집합을 금지하고 있는 가운데 수 백명이 몰리는 '헌팅포차'에 대한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클럽과 같은 즉석만남도 빈번해 코로나19 전파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인천시는 지난 10일 관내 1천57곳 유흥업소에 대해 2주간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다. 사실상 영업중지 명령으로, '서울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을 막겠다는 취지다. 클럽이나 룸살롱, 노래클럽 등이 대상이다. 서울시와 경기도도 앞서 이같이 조치했다.
그런데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헌팅포차는 명령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유흥주점이 아닌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돼 있기 때문이다.
지난 9일 오후 11시30분께 찾은 인천 부평구의 한 헌팅포차는 180여명이 들어갈 수 있는 내부가 이미 만석이었고, 20여명이 가게 앞에서 대기까지 했다.
2층 포차 출입문에서 시작된 대기 줄은 계단을 통해 1층 건물 입구까지 이어졌다. 지난 10일 오후 11시께 수원 인계동의 한 헌팅포차 역시 일요일임에도 대기 인원이 20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였다.
헌팅포차는 술집에서 클럽과 같이 즉석만남이 가능한 까닭에 붙여진 이름이다.
인천의 한 헌팅포차는 각 테이블에 태블릿PC를 설치해 다른 일행과 게임을 통한 만남이 가능하도록 했고, 다른 곳은 코인을 주고 받으며 다른 사람들과 게임을 할 수 있도록 한다.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시 확산 가능성이 클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헌팅포차에선 클럽과 같이 춤을 추는 행위도 적지 않게 발생한다. 일반음식점에선 이 같은 행위가 금지돼 있다.
남동구는 지난 2018년 6월 구월동에 문을 연 한 헌팅포차에 대해 지난달까지 춤추는 행위를 포함해 약 10차례의 위반행위를 적발하고 결국 폐쇄조치명령까지 내렸다. 인천시는 현재 헌팅포차와 같은 유사 유흥업소가 인천지역에 5곳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헌팅포차는 많은 사람이 좁은 공간에 모인다는 점에서 클럽과 같은 전염 위험이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11일 헌팅포차 등 유사 유흥업소에 대해 방역수칙 준수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유사 유흥업소가 있는 군·구에 방역수칙 위반 행위 등이 있는지 지켜볼 것을 얘기한 상황"이라며 "유사 유흥업소에서 식품위생법 위반 행위가 일어나는지 유흥업소와 함께 지속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공승배·김동필·유창수기자 ks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