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희 시장
한대희 군포시장은 이번 재난기본소득 지급과 관련해 "시민들이 가장 안전하고 확실하게, 또 편리하게 재난기본소득을 전달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게 최선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군포시 제공

공무원 방문 '카드 지급' 파격안
인력낭비 지적에 시민편의 우선
전체주민 88% 24만2555명 완료
"市의 헌신" 응원 목소리 높아져

군포시의 재난기본소득 지급과 관련 한대희 군포시장의 '뚝심'이 뒤늦게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시는 지난 4월 경기도 내 지자체 중 선제적으로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공무원과 통장을 동원, 군포시민 27만5천여명이 사는 전 세대를 방문해 재난기본소득 5만원이 담긴 카드를 직접 전달하겠다는 파격적인 방법을 들고 나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집집마다 방문하는 방식이 구시대적 발상이자 인력 낭비라는 지적(4월 23일자 8면 보도)이 나왔다. 5월 초 황금연휴를 반납한 채 카드 지급에 매진해야 하는 공무원과 통장들의 내부 불만도 존재했다.

그러나 한 시장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 비록 공무원은 고될 수 있지만 시민들에게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방법으로 재난기본소득을 전달할 수 있다면 그 방식을 택하겠다는 그의 뚝심이 작용했다.

이에 지난 2일부터 군포시보건소와 동주민센터 직원을 제외한 600여명의 공무원들이 카드 지급에 뛰어들었다. 기본 2회 방문을 목표로 부재중일 경우 안내문 스티커에 공무원 자신의 개인 연락처를 남기면서까지 추후 방문 일정을 잡았다.

공무원 1인당 많게는 700여명의 시민들에게 카드를 전달했다.

공무원도 사람인지라 처음엔 적잖은 불만도 있었다. 하지만 '시민 편의'라는 대전제에 공감했고 카드 전달 과정에서 "쉬는 날 고생이 많다"는 시민들의 격려 속에 차츰 불만을 지워갔다.

한 공무원은 "직원들끼리 서로 몇 프로 달성했는지 과시하며 묘한 경쟁마저 붙었다"며 "힘들긴 했어도 시민들이 동주민센터에 줄을 서는 번거로움을 없앴으니 그걸로 된 것 아니겠느냐"고 전했다.

공무원과 통장들이 9일 동안 군포 전역을 돌며 카드 전달에 땀을 쏟았고 이는 전체 군포시민 중 88%에 달하는 24만2천555명에게 전달이 완료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당초 우려와 비판은 사그라들었고 시민들은 이제 시의 '헌신 행정'을 향해 응원을 보내고 있다.

한 시장은 "처음 시도하는 방식을 두고 많은 고민을 했고 일부 비판 여론에 걱정도 됐지만, 코로나 시국에 가장 안전하고 확실하게 전달하려면 직접 찾아가는 방법이 가장 좋다고 판단했다"며 "열흘 가까이 고생해 준 우리 직원들과 통장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군포/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