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와중에 지난 4월 초 국내 최대 음식 배달앱 업체인 '배달의 민족'이 광고 수수료를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변경하려다 대중의 엄청난 비난과 뭇매를 맞았다.
우리 사회는 플랫폼 비즈니스에 많이 노출돼 있다. 플랫폼 비즈니스는 디지털 공간 내 인터넷의 양면시장(two-sided market)을 바탕으로 공간과 시간을 초월해 생산자의 네트워크와 소비자를 중개한다. 그리고 하드웨어 및 솔루션 시스템을 통해 생산자를 대리해 마케팅을 도와주고 일정한 수수료와 광고 수입을 가져가는 사업이다. 플랫폼 비즈니스의 형태는 배달앱을 비롯해 택시앱, 숙박앱, 부동산앱 등 다양하다.
이런 플랫폼 비즈니스는 청년들의 스타트업 및 창업, 소셜 벤처(social venture)로 적극 육성되고 있으며 누구나 사용하는 모바일 폰으로 인해 시장규모는 훨씬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우후죽순 생겨나는 플랫폼 비즈니스는 건실한 생산자를 연결하지 못하면 신뢰를 쌓기 어렵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무형의 형태인 서비스 관련 정보만을 제공해 책임지므로 불공정 거래가 될 수 있으며 대부분 중개자의 위치는 생산자를 상대로 독과점 지위를 획득하게 돼 시장을 선점하게 된다.
현재 플랫폼 내 중개자 역할을 수행했던 '배달의 민족'은 일방적으로 수수료 인상을 선언했다가 생산자와 소비자 두 곳의 신뢰를 모두 잃은 형국이다.
플랫폼 비즈니스도 결국 공익보다는 사익을 추구해 극단의 이윤을 낼 수밖에 없는 자본주의 사업의 한 모델임에도 일정 부분 사회 환원과 공유 가치를 무시한 채 중개자가 고유기술과 유형의 자산을 제공하는 생산자에게 무리한 횡포를 가하면 다수의 소비자에게 외면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는 차후 플랫폼 비즈니스 사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참고할만한 시사점을 준다.
한편 경기도를 포함해 일부 지자체에서는 플랫폼 비즈니스의 횡포에 영세한 자영업자를 보호하고자 '공공배달앱' 개발로 적극적으로 시장 개입을 선언했다. 일단 독과점과 불공정거래를 차단해 공정한 시장 경제를 만들어 내고 플랫폼 내 생산자이자 약자인 소상공인 보호에 적극 나서기로 한 지방자치단체의 입장에 긍정의 시각을 보내고자 한다. 다만 이미 거액의 세금을 들여 만든 기존의 '공공앱'이 사장되어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을 듣게 된 선례가 일부 있으므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이전과 달리 '공공배달앱' 개발 및 운영을 제1섹터인 공공 대신 민간과 공공의 협동조합, 사회적 기업 등의 제3섹터 형태를 통해 선보인다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앱 구축과 함께 끊임없는 업데이트가 이뤄져야 하며 공공배달앱 개발 이후 앱 유지를 위한 세금 투입 분석과 공공 플랫폼 관리 리스크 등 다양한 불안 요소에 대처할 능력을 갖고 있는지에 대한 숙고가 반드시 필요하다.
양질의 소상공인 생산자를 확보해 민간을 뛰어넘는 획기적인 서비스를 제공해야 소비자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다. 공공의 서비스 제공에 일관성이 없고 질이 낮게 되면 오히려 원성만 듣게 될 수 있으니 조급히 서두르지 말고 꼼꼼하게 살펴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공공이 아담 스미스가 주장한 '보이지 않는 손'이 돼 소상공인과 소비자의 이익이 부합되는 '공공배달앱'을 개발하기로 한만큼 단기 사업이 아닌 장기 프런티어 사업으로 인식해 꾸준한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할 수 있어야 한다. 더불어 생산자와 소비자의 권리 보호뿐만 아니라 플랫폼 비즈니스의 부정적인 일면으로 떠오른 플랫폼 노동자의 노동력 착취에 대한 문제도 같이 살펴보는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때다.
/김태형 경기도의원